본문 바로가기
칼럼.. 정보..

보행중 흡연, 담배에 관한 단상

by 비르케 2019. 3. 3.
300x250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동생네 편의점에 들렀다. 다른 날보다 유독 바빠 보인다 했더니, 이유가 담배 때문이라 한다. 근처에 목이 더 좋은 편의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당분간 담배를 팔지 못하게 되어서 갑자기 동생네 편의점에 손님이 상상 이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그때가 오후 3시 무렵이었는데 당일 매출이 벌써 200만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이래서 상점들이 담배권에 그리도 목을 매나 싶었다.

 

담배 판매대를 보니 이름도 거기서 거기인 담배들이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에, 경고 그림마저 비슷비슷하게 삽입되어 뭐가 뭔지 참 헷갈렸다. 금연 인구도 늘고, 전자담배 인구도 늘었다는데도 이 많은 담배가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나로선 의아했다.

 

 

 

말이 나와 말이지, 내가 사는 아파트도 금연 아파트로 지정이 되었건만, 정원 잔디나 계단 등 공용 공간에서 발견되는 꽁초 때문에 이적지 갈등을 빚고 있다. 현수막도 붙이고 금연 당부 방송도 하는 와중에, 소수 몇몇이 아직까지도 '내 집에서 담배도 못 피냐'는 불만들을 아주 소극적으로나마 표출하고 있다. 

 

심지어 '흡연○'이라 불리기까지 하는 사람들이 좀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게, 바다 건너 일본에만 가도 흡연에 있어 아주 관대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일본 여행에서 나 또한 담배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어느 식당에 들어갔을 때였다. 들어서자 담배연기의 매캐함이 느껴졌지만, 배가 몹시 고팠던나머지 도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일본 식당들이 대부분 그렇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였다.

 

막상 2층으로 안내를 받아 자리를 잡고 나자 비로소 담배연기의 자욱함이 일순간 답답함으로 다가왔다. 주변에 앉은 사람들은 연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음주를 하거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무 거리낌 없이 담배를 뻑뻑 빨고 있는 일본인들 속에 둘러싸여 있자니 문득 두려움마저 밀려왔다. 우리네 식당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라서, 그곳이 '일본'이고 나는 이방인이라는 실감이 뼛속까지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옆 테이블에 어린아이를 대동한 가족들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고, 모처럼의 외식에 들떠 있는 평범한 일본 아이의 얼굴과, 웃음띤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에 비로소 겨우 안도감이 들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도 늘 재떨이를 곁에 두고 계셨던 분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식당 뿐 아니라 집안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담배를 피우곤 했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고 상식도 바뀌고... 그 속에서 '내 집에서 담배도 내 맘대로 못 피냐' 하는 분들도 상당히 외로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 뿐 아니라 예전에 머물던 독일도 마찬가지로 담배에 관대했다. 우리나라에서였다면 눈총에 욕까지 먹을 수 있는 '길빵', 즉 보행중 담배를 피는 행위도 그런 나라에선 대부분 자유다. 독일은 흡연 인구 자체가 일본처럼 많아보이지도 않은 데다, 그곳에서도 길빵은 '하던 사람들'이나 한다. 대부분은 한 군데 멈춰 서서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사라진다. 길빵에 대한 제약은 따로 없고, 대신 쓰레기통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기에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것 정도만 권장되고 있다.

 

지난 달 국내에서 '보행중 흡연 금지 법안'이 발의되었다. 어떤 나라에서는 범죄, 어떤 나라에서는 범죄가 아니라 정답은 없는 사안이다. 담배를 입에 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 일본에서도 길빵 관련해서는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그로 인해 어린아이가 실명하는 사건이 있고난 다음부터다

 

보행 중 담배를 피는 행위는 사례에서 보듯 위험한 일이고, 최소한 불쾌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를 단시간에 법제화하려는 시도 또한 우습긴 마찬가지다. 하나의 문화가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만큼, 그걸 금지하는 데도 법제화에 앞서 충분한 홍보와 의식 전환의 시간은 고려되어야 한. 해선 안 되는 일임을 받아들일 만큼의 충분한 시간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한때 방에 재털이 두고 앉아 맘대로 담배를 피우던 행동이 이제 비상식적인 짓으로 여겨지기까지도 시간은 걸렸다. 

 

무작정 하지 말라고, 이제부터 그런 짓 하면 혼낸다는 식의 지 상대가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결코 이상적이지 않다. 최근 들어 각종 규제와 더불어, 정책이 자꾸만 규제 일변도로 가는 게 정말 아쉽다. 

※ 보행중 흡연 금지 조항은 법안 발의 단계로 아직 결론은 나지 않은 상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