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40대의 히키코모리 아들이 70대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가 있은 후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는데, 그는 아들을 죽게 한 이유에 대해, 최근 가와사키시에서 발생한 사건처럼 아들도 그런 폐를 끼쳐서는 안 될 것 같아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바로 며칠 전, 가와사키시에서 히키코모리였던 50대 남성이 등교 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들에게 흉기난동을 벌여 20명을 살상한 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발적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 판단하기에는 아버지라는 사람의 이력이 특별하다. 그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전직 농림성 차관을 역임한 바 있는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해명을 뒷받침하듯 이웃들도 그의 아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죽은 그의 아들은 그날 초등학교에서 나는 소음을 두고 과민 반응을 했었고, 아버지는 처음에는 아들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결국 말다툼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평소 집에서 폭력을 사용하기도 했던 아들이라, 이대로 두어서는 분명히 사회악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 같다.
일본에서는 히키코모리가 점차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들은 오랜 세월 부모에 의존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채 살았지만, 부모 세대가 차츰 힘이 없어지고 그러다 결국 사라지면서 이들에 대한 대책이 부재한 상황이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오랜 불황으로 취업도 결혼도 포기한 청년들이 그대로 집 안에 자신을 방치해버린 결과 양산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전부터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를 출발해 '5포(3포+대인관계, 내집마련 포기) 세대'니 하던 게 또 10포 세대가 되고, 결국은 'N포 세대'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제는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닌 것이다.
언젠가 60대의 어떤 분이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신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아직 용돈 타쓰는 아들이 있어서 아직도 한참 벌어야 한다고... 사회적으로도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분이라 자식에게 든든한 부모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자식이 그 마음을 헤아릴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때가 되어 자녀가 독립을 해서 정말 귀하게 만나야 할 부모자식간인데, 나이 들어 한집에서 서로를 긁어대며 사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서글프다. '3포 세대, 5포 세대,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 세대'라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가 새삼 찌릿하게 파고드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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