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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어느 날이었다.
무심코 베란다쪽으로 갔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염탐하는 듯한 두 눈...
"헉, 들켰다!"
하는 듯한 저 입...
이 녀석은...
아마도 또 그...
쌍.살.벌
그 해 여름, 안방쪽에 벌들이 집을 지은 걸
119에 전화해 떼어내버린 적이 있었다.
"들켰으니 작전 돌입~"
갑자기 저돌적으로
난간을 올라타는 녀석...
복.수.혈.전 느낌이랄까...
진짜로 그해 여름 집을 잃은 녀석인지,
그런데, 늦가을이 되어 홀로
옛 집터를 기웃거리는 까닭은...
녀석의 집을 망가뜨린 죄책감인지
갑자기 미안해짐은 또...
날도 찬데, 발 시렵겠다...
발도 참 가녀리구만...ㅉㅉ
그렇게 바라보지 마.
미안해, 미안...
이미 난 니가 많이 무섭거든...
"미안한 건 아니?"
하는 듯한 녀석의 눈.
아, 무서워~
미안, 잘못했어.
에고,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다 올라왔는가 싶더니
모서리를 기고 있는 녀석...
난이도는 지붕을 밟으며 날아다니는 닌자급,
그런데 포스는 영
매달려 죽네사네 하는 듯한 모습...
행여 또 집을 짓는 건 아닌가
걱정스런 마음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다행이도 몇 시간이 지나자
녀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집을 망가뜨린 나를
용서해주기라도 한 것일까..
다음에 또 벌들이 집을 지으면
그냥 놔둬 볼까 어쩔까..
근데, 역시나 벌은 무섭다.
에고~ 또 나타날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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