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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

여주 강천섬 은행나무 명소에 다녀와서

by 비르케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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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여주 강천섬 은행나무 명소에 다녀왔다. 마침 제1회 강천섬 힐링 문화축제까지 열린다 해서 기대를 잔뜩 하고 나선 길이었다. 은행나무든 단풍이든, 가장 찬란한 순간은 길지가 않다. 은행나무 노란 물결이 절정을 이루는 순간을 만나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여주 강천섬 은행나무 명소에 다녀와서

여주 강천섬

많은 사람들이 강천마을에서 강천섬을 향해 걸어간다. 어디로 갈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 무리를 따라가다 보면 섬과 만나게 된다. 마을과 섬 간에는 '강천리교'라는 이름의 작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다. 

 

 

주말이라 은행나무길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강천섬 힐링 문화축제'도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을 거라 생각된다. 마을 입구며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찼다.

 

누군가 내게 이곳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소문나지 않았을 때가 더 아름다웠노라고. 강천섬은 이제 은행나무 명소가 되었고, 그렇기에 힐링 문화축제 같은 행사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그 전의 순수한 모습이 그리웠나 보다. 

 

 

기대를 잔뜩 하고 갔지만, 그새 은행잎이 다 지고 없었다. 궂은 날씨는 그날그날 하늘이 주관하는 것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시에서 행사 기획을 이때로 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을 터인데 이렇게도 황량한 모습이라니... (그날 다녀와서 이 포스팅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다가 그냥 미뤄둬버렸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올해 봄, 전국 나들이명소들이 때아닌 홍역을 치렀던 기억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축제 기획을 했는데, 꽃이 먼저 피어버리고 꽃 없는 행사를 치러야 했던 상황이었다. 부랴부랴 행사를 미루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은행잎이 예년보다 일찍 물들었다 져버린 것인데 행사 탓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은행잎이 행사 기간에 가장 아름다울 것이라 생각했던 게 잘못이라면 잘못이지. 

 

 

억새
여주 강천섬

소문나지 않았을 때가 아름다웠노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강천섬을 걸으며 비로소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강바람에 억새가 살랑살랑 나부끼고 있었다. 비록 노란 은행나무 물결은 못 봤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주 강천섬 단양쑥부쟁이 표지판

강천섬을 나오는 길에, '단양쑥부쟁이 서식지'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 걸 보았다. 단양쑥부쟁이는 한국 특산식물로, 현재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 여주시 외에, 충북 단양과 제천시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고도 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권리에 관한 법률 조항에 따라 채취가 금지되어 있다는 내용도 함께 담고 있다. 

 

 

은행나무길

은행나무 노란 잎들이 지고 나면 겨울이 바짝 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강천섬 은행나무길은 제대로 못 봤지만, 다행히 돌아오는 길에 노란색으로 물든 은행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에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다. 덕분에 길을 따라오면서 늦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꼈다. 다음 가을에는 좀더 서둘러 은행나무길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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