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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영화 '우나기', 상처 가득한 남녀의 사랑

by 비르케 2021.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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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기는 '뱀장어'를 가리키는 일본말이다. 1997년도에 제작된 일본 영화 '우나기'에서는 사람으로 인해 상처 받아 상대를 해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걸어버린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는 차라리 우나기에게 마음을 주었다. 우나기만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이었다.

 

영화 '우나기', 상처 가득한 남녀의 사랑

 

영화 '우나기' - 시나리오 도입 부분

 

일본 영화 '우나기'는 시나리오로 처음 만났다. 사진은 등장인물 소개부터 시작되는 도입 부분이다. 영화를 보고 시나리오를 읽으면 배역을 맡았던 배우들의 얼굴이나 행동이 떠올라 내용을 회상해가는 재미가 있는데, 시나리오부터 읽으면 소설과는 달리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외국 시나리오 번역본 치고도 가독성이 참 좋은 편이다. 

 

 

 

 

    우나기 (うなぎ)   

 

1997년 제작, 1999년 개봉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

 

러닝타임: 117분

 

수상: 제50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출연:

야쿠쇼 코지(야마시타 다쿠로), 시미즈 미사(게이코),

 에모토 아키라(다카사키), 바이쇼 미츠코(나카지마) 등

 

 

 

 

1988년 여름, 평범한 회사원 야마시타 다쿠로(야쿠쇼 코지)는 붐비는 퇴근 전철에서 어떤 편지를 읽고 있다. 누군가 아내의 불륜에 대해 폭로하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리고 그 현장을 결국 보고야 만다. 눈앞이 캄캄해진 나머지 그는 아내를 죽인다. 불륜남은 그사이 도망을 가고, 다쿠로는 피가 흥건한 모습으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한다. 

 

 

 

영화 화면 속에서 주인공의 시선으로 무심코 올려다본 곳에, 88 서울 올림픽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다. 가운데 빨간 바탕에 흰색 글씨로, "서울 올림픽으로 한국에서는 1조 엔의 경제효과!?"라고 쓰여 있고, 그 옆으로 "올림픽 후 불황이 일본 경제를 직격한다"라는 대목도 보인다. 일본의 불황이 시작되기 직전, 일본의 미래를 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영화가 제작된 것은 불황기에 이미 접어든 1997년이니, 잘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을 고려했을 수도 있겠다. 

 

 

 

 

 

다쿠로는 교도소에서 8년 복역 후 드디어 가석방된다. 유일한 가족인 아내는 죽고, 그에게는 뱀장어 한 마리만 남았다. 그가 교도소에서 노역 중에 발견해 기르던 뱀장어라서, 뱀장어도 다쿠로와 같이 교도소 밖으로 나온다. 

 

 

 

다행히 어머니의 유산에다가 교도소에서 모은 돈까지 있어서, 그곳에서 배운 기술로 바닷가 허름한 건물을 고쳐 이발소를 차린다. 함께 데려온 뱀장어의 의사를 존중해, "이곳이 좋아?" 하며 뱀장어와 이야기를 시도하는 다쿠로의 모습을, 마음 따뜻한 보호사와 이웃 다카다가 신기한 듯 바라본다.

 

 

 

이발소가 차츰 자리를 잡을 무렵, 어느 날인가 낯선 여인이 이 마을을 지난다. 그리고 잠시 뒤, 장어 밥을 찾으러 나섰던 다쿠로는 약을 먹고 숲 속에 쓰러져 있는 그녀를 발견해 생명을 구해준다. 사랑에 실패하고 죽고만 싶었던 게이코(시미즈 미사)..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다쿠로에게 인사차 왔다가 결국 이발소에서 일을 하게 된다. 

 

 

 

 

다쿠로와 지내는 동안 게이코는, 그가 겉으로는 차갑지만 마음 따뜻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다쿠로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마음을 한사코 외면하는 다쿠로는 그녀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벽을 친다. 자신이 사람을 죽였던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그것도 아내를 무참히 죽게 만든 사람이었기에 더 이상 여자는 싫었다.  

 

 

 

이른 새벽 낚시를 가는 다쿠로에게 한사코 도시락을 싸주겠다던 게이코가 사쿠라교 위에 서 있다. 다리에서 배가 지날 때 도시락을 아래로 건네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다쿠로는 게이코의 도시락을 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 

 

도시락에는 아마도 이골이 난듯 하다. 아내가 죽던 당시 다쿠로는 주말마다 낚시를 다녔다. 도시락을 싸주며 그를 낚시터에 보냈던 아내는 결국 그가 낚시터에 가 있는 동안 그를 배신했다.

 

그렇게, 도시락을 내려주려고 기다리던 게이코를 본 체 만 체 하고 다쿠로의 배는 다리 아래를 유유히 지나쳐간다. 

 

 

 

다쿠로가 외면해버린 도시락을 든 채, 자신을 지나쳐가는 다쿠로의 배를 바라보는 게이코에게도 아픔은 있다. 실연의 아픔에다가, 마음에 병이 있는 엄마... 그로 인해 한 번 죽음의 길을 가려했던 그녀다.  

 

 

 

영화의 후반에는 새로운 갈등 요소들도 등장한다. 다쿠로의 교도소 동료 다카사키(에모토 아키라)와 게이코의 어머니, 그리고 게이코의 전 남자 친구가 한꺼번에 갈등의 요소로 등장한다. 갈등의 요소들 모두 답이 안 나오는 인물들 같으면서도, 하나하나 뜯어보면 나름 상처 받은 영혼들이다. 

 

출소 후 쓰레기 청소를 하며 근근히 지내던 다카사키는, 자신과 달리 돈도 있어 어엿한 이발관을 내고 여자 친구까지 생긴 다쿠로를 시기한다. 그래서 다쿠로의 과거를 폭로하고 게이코를 탐하기까지 한다. 항상 다정하고 따스한 아버지 역할의 에모토 아키라가 이 역을 맡았다. 

 

 

 

야마시타 이발소는 잠시 동안 휴업이다. 가석방 기간 동안 말썽을 부리지 말라던 경고를 지키지 못하고 말았지만, 아주 잠시만 이발소를 휴업할 예정이다.

 

어쨌거나 잠시 떨어져있긴 하겠으나 결국 그들만의 희망적인 결말에 도달했다. 다쿠로는 자신이 기르던 장어와 비슷한 삶을 살게 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는 바케츠의 뱀장어를 이제는 그만 물에 놓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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