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x250
위트가 빛나는 실버 센류, 사랑인줄 알았는데 부정맥
페이지마다 웃음 유발한다는 실버 센류 걸작선,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과연 어떤 책일까 펴들었는데, 내내 미소 짓다가 몇 분 만에 다 읽어버렸다.
짧은 글이지만 익살스러운 표현들에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센류는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일본의 정형시라고 한다.
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주최로 2001년부터 센류 공모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12회까지의 응모작 중에 걸작들을 모아 이 책이 만들어졌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랑인가 했는데, 그 심장의 요동은 부정맥이었다.
제목만 봐도 여기에 실린 글들이 어떤 류의 글인지 추측할 수 있다.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강아지 왔네"
손주 맞이하니
떠나는 배춧잎
재미있는 센류만의 재미에 빠져 몇 분 만에 후다닥 마지막장을 덮게 된다.
한 소절씩 읽어도 좋고, 한 권을 한꺼번에 다 읽어도 좋은 책이다.
실버분들이 굳이 돋보기를 찾지 않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큼 글씨가 크다.
글씨가 너무 커서 첫장에서는 놀랐는데, 읽다 보니 적응도 된다.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노인분들에 대한, 내지는 늙음에 대한 애잔함을 표현하기엔 그보다 커도 상관없다.
예전에 길가다가 할머님들의 시화전을 본 적이 있었는데, 글의 순수함과 참신함에 놀랐다.
이 책의 센류 못지않게 좋은 시들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말이 길어지기 마련인데, 나이 드신 분들에게 시나 센류처럼 함축해 표현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함축할수록 왠지 더 애잔하다.
반응형
'책..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문상훈 (19) | 2024.03.18 |
---|---|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 일본 에도시대를 이해하기 좋은 책 (24) | 2024.03.12 |
헌치백, 어느 중증 장애 여성의 솔직한 이야기 (3) | 2024.03.05 |
김영하 - 작별인사 (1) | 2024.02.29 |
백광 - 렌조 미키히코, 백광(白光)의 의미? (2) | 2024.02.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