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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도입 이전에 쓰던 동전, 나중에 돈 될까

by 비르케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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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나라마다 각기 다른 화폐를 사용하다가 2002년 유로화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예전 동전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추억을 위해, 미래의 가치를 위해, 저마다의 목적은 다를 수 있다. 

 

 

유로화 도입 이전에 쓰던 동전, 나중에 돈 될까

 

지갑에 돈을 가득 넣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카드를 사용하게 되고, 동전이 푸대접을 받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지갑이 아예 필요 없는 시대로 가고 있다. 카드 사용도, 은행거래도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동전이 천덕꾸러기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동전을 일부러 모으는 사람도 더러 있다. 동전 없는 세상이 되어가면서 미래의 언젠가는 지금의 동전이 희소해지는 시점이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시점은 빨리는 오지 않을 것 같고, 사용 흔적이 있는 동전은 액면가 이상의 높은 가치를 지니기가 쉽지 않다. 

 

 

유로화 도입 전 각국의 다양한 동전들

 

유럽의 유로화 도입은 내년이면 20년이 된다. 옆 나라 가는 일이 이웃 도시를 드나드는 것만큼이나 쉬운 유럽이다 보니 통화가 다르다는 것이 많은 걸림돌이 됐었다 (예전에는 유럽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방문국의 화폐를 일일이 다 환전해 가야 했다).

 

화폐통합을 결정하던 당시에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유로화 통합의 폐단을 미리 예견하고 반대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유로화로 통합이 이뤄졌고, 국가 간 경제 불균형을 배제한 채 단일 통화를 선택한 결과, 망하면 같이 망하고 흥하면 같이 흥하는, 그런데 망하기가 쉽지 흥하기는 참 어려운.. 그런 운명이 시작됐다.

 

 

 

 

 

유로화 도입 전 각국의 다양한 동전들

 

내가 가지고 있는 동전은 화폐 통합 이야기가 나오기도 전에 모은 것들이다. 특별히 수집 목적으로 가지고 있었다거나 이게 돈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가지고 있었다. 보관 케이스에 개별 보관하지 않은 채 두다 보니 심각하게 훼손된 동전도 간혹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유로화 이전의 동전들만 따로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분류한 김에 포스팅까지 해본다. 그 이외 동전들이야 지금도 사용 중인 동전이니 따로 보관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유로화 도입 전 독일 마르크 (DM)

 

유로화 도입 이전에 쓰던 독일 동전은 10마르크, 5마르크, 2마르크, 1마르크, 50페니히, 10페니히, 5페니히, 2페니히, 1페니히, 총 9종이다. 내게는 2마르크, 1마르크, 50페니히, 10페니히만 한두 개씩 있다. 동전 상태도 유럽의 다른 나라 동전들에 비해 손상이 적지 않다. 사진 속 1마르크짜리는 1950년 발행된 동전이다. 참 오래도 됐다.

 

2마르크 동전에는 발행 연도에 따라 여러 명의 독일 총리들의 얼굴을 새겼다. 마르크 동전의 뒷면에는 국장으로 독수리 문양이 새겨져 있고, 1마르크 이하는 떡갈나무 도안이 쓰였다. 독일에서 '아이혜(Eiche)'라고 불리는 떡갈나무는 독일 전역에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나무다. 50페니히 동전에도 독일 재건을 상징하는 (떡갈)나무 묘목을 심는 여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유로화 도입 전 프랑스 프랑(franc) 앞, 뒤

 

'프랑'은 지금이야 스위스의 화폐단위로 여겨지지만, 유로화가 도입되기 전에는 프랑스의 화폐 단위로 지칭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스위스 화폐단위는 '스위스 프랑'으로 구분됐다. 스위스는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았다. 중립국이기 때문에 다양한 돈들이 오가는 데 따른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는 자국의 동전 제작에도 심혈을 기울인 듯 하다. 예술적으로도 어느 나라 동전보다 뒤지지 않고 변색도 많이 없다. 금색과 은색이 함께 조합된 10프랑 동전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동전 중에 그렇게 예쁜 동전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진 속 동전들은 10프랑, 5프랑, 2 프랑, 1프랑, 50상팀 동전들이다. 

 

 

유로화 도입 전 스페인 페세타

 

사진 속 스페인의 동전은 100페세타, 25페세타, 5페세타, 1페스타 등이다. 독일과 프랑스 이외의 동전들은 독일에서 어학 할 때 외국 친구들에게서 받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자기소개할 때 마땅한 게 없어서, 취미가 '동전 수집'이라고 한 마디 꺼냈을 뿐인데 여러 나라의 동전들이 한꺼번에 쏟아졌었다.

 

다양한 취미를 가진 외국 친구들 앞에서 독서, 음악 감상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기에 좀 이상한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 이전에도 사실 그런 걸 취미로 말하는 게 이상해서 누가 취미를 물어보면 차라리 '산책'이라 하곤 했었다.

 

 

유로화 도입 전 이탈리아 리라

 

이탈리아 동전들도 세월 앞에 강건하게 버티고 있다. 오래된 동전들인데도 상태가 양호하다. 프랑스 프랑과 함께 이탈리아 동전도 정말 예쁘다. 100리라와 50리라 동전들 같은데 크기가 상이해서 왜 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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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도입 전 오스트리아 실링, 덴마크 동전, 스웨덴 크로나

 

한 두 개만 있는 동전들끼리 한데 모았다. 오스트리아 실링은 유로화 도입 이전 동전이고, 덴마크와 스웨덴은 유로화 채택을 안 했기 때문에 아직도 쓰이고 있을  동전이다. 덴마크는 그마저도 몇 년 전 세계 최초로 '동전 없는 사회'를 부르짖었으니 이 동전이 아직 쓰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스웨덴의 10크로나 동전은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이 넘는 동전이다. 

 

덴마크와 스웨덴 말고도 유럽에서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는 스위스, 폴란드, 체코 등이 더 있다. 이런 나라에 여행을 갈 때는 그 나라 화폐를 환전해야 한다.

 

 

 

나라별로 분류한 동전을 따로따로 비닐케이스에 담았다. 이렇게 정리해 두었으니 미래 언젠가 가치가 더 빛날 날을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동전들이 인터넷에서 몇백원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가진 것보다 상태도 훨씬 좋은 동전들이 그렇다. 

 

 

 

중학생때 누군가에게서 받은 상평통보도 대단한 보물인 줄 알고 가지고 있었지만 인터넷에서 현재 몇천 원이면 산다. 그러니 이런 10원짜리도 귀해지려면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고, 유로화 통합이 되기 전 동전들도 마찬가진 것 같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유로화 통합, 겨우 20여 년 가지고 가치를 논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동전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으니 언젠가 귀해질 날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당시 액면가에도 못 미치니 너무 많은 기대는 금물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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