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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

by 비르케 2018.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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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적에는 12월이 되기 전 어드벤트 캘린더(Advent Calendar)를 만들곤 했다. 애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어드벤트 캘린더에다 날짜대로 칸칸이 사탕이나 초콜릿, 때로 용돈 등을 포장해 넣었다. 나중에 어드벤트 캘린더를 본 아이들은 반색을 했지만 기특하게 12월까지 기다릴 줄도 알았다. 막상 12월이 되어 날짜대로 선물을 꺼내며 기뻐하던 아이들 모습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기만 하.

 

이제는 다 자라, 설령 어드벤트 캘린더를 달아둔다한들 달달한 간식이나 짤랑이는 동전을 꺼내며 기뻐할 일도 없을 것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어드벤트 캘린더는 크리스마스까지의 지루함을 달래는 아이들의 작은 기쁨이기도 했지만, 햇살처럼 반짝이들의 행복한 미소를 나의 기억속에 새겨주기도 했나 보.

 

 

왼쪽에 산타 옷 모양의 어드벤트 캘린더는 독일 크리스마스장에서 보고 사진으로 남겨둔 것, 그리고 오른쪽 사진은 우리집에 있는 어드벤트 캘린더다. 그때가 12월 중반 정도 되었는지, 월초의 주머니들은 벌써 홀쭉하니 비어 있는 게 보인다.  

 

우리집 어드벤트 캘린더는 집안 어느 상자엔가 접혀진 채로 몇 년간 그대로 보관 중이다. 더 이상 쓸 일이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버릴 수도 없는, 그렇고 그런 물건들과 함께 뒤섞인 채로 묵히고 있다.

 

 

굳이 손수 만들지 않더라도 어드벤트 캘린더는 다양한 모습으로 상품화 되어 있다. 위 사진에 있는 건 어린애들에게 인기 있는 어느 초콜릿 회사의 어드벤트 캘린더다. 독일에 있을 때 1유로(약 1,200원) 정도의 가벼운 가격이었는데, 우리나라에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마트에서 현재 판매를 하고 있다. 크기는 A4 규격보다 살짝 큰 정도... 거기에 24개의 작은 창문들이 있고 그 안에 초콜릿이 들어 있다.

 

맨 왼쪽 사진이 처음 상태고, 가운데 있는 사진처럼 날짜대로 하나씩 창을 뜯어가며 초콜릿을 먹다 보면 오른쪽처럼 종이창문들이 너덜너덜한 상태가 된다. 마지막 날인 24일의 초콜릿다른 날짜에 비해 좀더 크다.

 

벽에 장식해 둔 어드벤트 캘린더는 그래도 날짜를 지켜가며 포장을 열곤 했는데, 이 초콜릿만큼은 날짜대로 먹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하나를 먹고 나서 뭔가 고민하는 아이의 얼굴... 역시 쪼매한(?) 초콜릿 한 조각은 어린아이에게 가혹하다. 굳이 아는 체 할 필요도 없어 미소만 머금고 있노라면 이내 기대했던 질문이 들어온다. 

 

"하나 더 먹어도 되요?"

 

코 묻은 돈으로 사놓고도, 왠지 머뭇머뭇...

"니 돈으로 산 거니까 니가 알아서 하렴."

 

그때마다 낼름 하나씩 하나씩 더 뜯겨져 가곤 하던 종이창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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