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의 취수원인 팔당댐 주변은 유난히 멋진 풍경과 힐링의 장소가 많아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주말마다 길이 차로 덮이는 복잡한 곳이라 팔당댐 관리교까지 개방하는데, 그래도 주말 북새통은 어쩔 도리가 없다. 다행히 평일은 그런대로 지나다닐만 하니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중을 택하는 것이 좋다.
팔당댐, 그리고 한강
맑은 날씨만큼이나 짙푸른 강물이 아름답다. 요새 흔한 말로 '불멍', '물멍'이라는 표현이 있다. 멍하니 지켜보게 되는 불, 멍하니 지켜보게 되는 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구경 중에 가장 재미있는 구경은 싸움 구경, 불 구경, 물 구경이라는데, 싸움 구경은 그렇다 치고 타닥타닥 타오르는 장작불이나 유유히 흐르는 수변 풍경은 사람을 멍해질 정도로 차분하게 한다.
이렇게 잔잔히 흐르는 물길인데, 작년 여름에는 비가 엄청나게 내려서 팔당댐 방류를 했었다. 방류 당일 사람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 SNS를 통해 계속 올라와 놀랐던 기억이 있다. 폭우가 내리는 날은 집에 그냥 얌전히 있는 것인 줄만 알았는데, 이 인근 사람들 중에는 물구경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콸콸 소리를 내며 휩쓸려가는 진한 황톳물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기사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이곳에 막 이사 온 나에게는 진기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남시 천현동과 남양주시 조안면을 잇는 팔당댐은 수도권 취수원임과 동시에 홍수 조절, 전력 생산 등을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댐은 1666년 착공해 1973년 준공되었고, 이 인근의 주말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는 팔당댐 관리교 위를 지날 수 있도록 개방도 하고 있다.
팔당댐 통행 시간
금요일 18:00~일요일 24시까지
깔끔한 한식, 시골밥상
팔당댐이나 두물머리 인근은 우리 가족이 드라이브 겸 식사하러 가끔 찾는 곳이다. 이번에는 팔당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정식집, '시골밥상'에 들렀다. 이름과 달리 분위기도 세련되고 마당도 편안한 느낌으로 잘 꾸며져 있다. 머리 위로 6번 국도가 아스라하게 지나는 게 보인다.
메뉴명도 식당명과 똑같이 '시골밥상'이다. 보리밥과 된장국, 고등어조림, 소불고기, 나물 등이 나왔다. 여름 입맛이라 그런가, 음식이 아주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건강해지는 느낌의 한 끼를 먹었다. 주방 위쪽에 "신선한 재료만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맘에 든다. 다른 무엇보다도 신선한 재료가 우선이긴 하다.
마당에 반들반들하게 잘 닦여 있는 장독대가 보인다. 단정하게 늘어선 장독을 보니 그 안에서 건강하게 발효된 장류로 만들었을 이 한 상이 새삼 더 건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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