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난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두물머리'. 언제 가더라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장소다. 늘 인파로 붐비는 곳이지만, 평일을 이용하면 좀 더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연꽃이 만개한 철에 잔잔한 여름 풍경을 보러 들렀다가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 두물머리 풍경
비가 내리다 말다 하는 찌뿌둥한 여름날 두물머리를 찾았다.
어느 때보다 초록이 가득한 여름철인데,
연잎이 초록에 초록을 더해주고 있었다.
푸르스름한 먼 산과
반짝이며 흐르는 두 강물이 서로 만나
다시 초록과 섞여서 내게로 온다.
두물머리의 상징인 느티나무에 관련된 이야기도 접하게 되었다.
도당할아버지와 도당할머니라는 이름의
두 그루 느티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1972년 팔당댐이 들어서면서 도당할머니는 수몰되었다.
영험한 느티나무의 뜻을 되새기며
마을 사람들은 매년 9월 2일 도당제를 지내고 있다.
느티나무 앞쪽 물가에 물고기들이 잔뜩 모여 있다.
사람들이 먹을 걸 던져주니 이렇게 몰려 있는 것인지,
이 강에 원래도 이렇게나 많은 것인지
유선형의 몸짓이 쉴 새 없이 물속을 오간다.
물이 얕은 곳에 오리들이 모여 있다.
어미 오리가 고개를 세우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올망졸망한 아기오리들도 열을 지어 얌전히 앉아있는 모습이다.
두강승유도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이곳 두물머리를
배를 타고 유람하면서 그린 그림이다.
조선 후기 이건필이라는 화가의 작품이다.
돛단배가 물 위에 띄워져 있다.
돛은 없지만, 그림 같은 풍경에 배 한 척이 빛난다.
두강(두물머리)은 다산 정약용의 터전이기도 했다.
유배지에 가서도 이곳 두강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거나 시로 썼다고 하는데,
다산 아니라도 누구든 이런 곳에 서면
가슴속에서 우러나는 저마다의 시 한 수를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시 대신 노래 한 곡을 흥얼거리게 된다.
조동진의 '작은 배'라는 노래다.
단 여섯 줄의 짧은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
짧은 가사지만 결코 짧지 않은 노래다.
배가 있었네
작은 배가 있었네
아주 작은 배가 있었네
작은 배로는
멀리 떠날 수 없네
아주 멀리 떠날 수 없네
더 읽을만한 글
'도시.. 여행..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물녘 하남 당정뜰 연못 (30) | 2021.07.21 |
---|---|
하남역사박물관에서 본 송광사 팔상도 (34) | 2021.07.15 |
팔당댐, 깔끔한 한식 시골밥상 (28) | 2021.07.07 |
하남 역사박물관 불교문화유산 특별전, 청정 염원 (29) | 2021.07.05 |
팔당역에서 전철을 놓치고.. (36) | 2021.06.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