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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

히트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없애기로 작심한 어느 부부

by 비르케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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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사랑받는 곡이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명곡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끔찍할 수 있다. 특정 시즌에 자주 나오는 곡이라면 더할 것도 같지만, 세상에서 곡 하나를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시도는 용기인지 무모함인지...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그 곡이다.

 

히트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없애기로 작심한 어느 부부

스웨덴의 한 부부가 크리스마스 때마다 들려오는 80년대 히트곡,  '라스트 크리스마스'를 영원히 사라지게 하기 위한 계획에 돌입했다. 그들은 짜증 나고 거슬리는 이 노래를 다시 듣고 싶지 않다며, 이 곡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50세의 작가와 33세의 화가라고 알려진 이들 부부는, '왬!(Wham!)의 음악에 대한 권리(이쪽에 관해 잘 몰라서 판권으로 해석하려 한다)를 획득한 다음, 모든 재생 스테이션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해당 곡을 영원히 금지할 계획을 세웠다. 놀라운 것은, 이들처럼 이 곡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 이 부부와 뜻을 함께 하기 위한 모금에 순식간에 약 57,000유로가 모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 곡은 평범한 사람이 아무리 모금을 해도 쉽게 살 수 있는 곡이 아니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이 부부는 자신들의 의지대로 이 곡의 판권을 사기 위해, 워너 채플 뮤직 영국(WCM UK)과 협상하는 데 필요한 약 1,400만 유로를 모을 계획이라 하는데, 계획이 실현되더라도 그 정도로는 힘들 거라는 평가다. WCM UK는 1980년대 이 히트곡에 대한 권리를 2,300만 유로로 산정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오르면 올랐지 가치가 더 떨어졌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부부는 물러서려고 하지 않는다. 목표가 달성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다음의 계획들을 이뤄나가겠다고 한다. 그들의 표현에 따르면, 이 곡은 핀란드 핵폐기물 처리장에다 적어도 200만 년은 잠재워야 한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때마다 매년 방영되는 '나 홀로 집에'도 안 보면 그만인데, 거리나 텔레비전 등에서 들려오는 음악이 그 정도로 싫을 수도 있나 보다. '귀가 썩을 것 같다'는 요즘 표현이 딱 그 정도 느낌일까. 

 

이쯤 해서 궁금한 점도 있다. 크리스마스의 가장 큰 히트곡인 이 곡의 판권을 가지겠다면 과연 누구의 이름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모금을 한다니 드는 생각이다. 이 곡이 아예 들리지 않게 된다면, 그 희귀한 음원의 판권을 가진 자는 어마어마한 권리를 가지게 될 건데, 세월이 흘러 그 권리가 그저 잠자고만 있을까. 200만 년이라니.. ㅎㅎ

 

좀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최근 들어 유명 음악의 저작권이나 판권을 취득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공연을 하는 일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 주로 나이 든 유명 가수들이 자신의 음악에 관한 권리를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가들이 미술품을 매각하듯... 누군가는 이런 걸 수집하는 마당에 그 엄청난 권리를 그저 어딘가에 묵혀두겠다는 게 애초에 가능하기나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1984년 발매된 'Everything She Wants"에 수록된 곡이다. 듀오 중 한 사람이자 이곡의 작곡자인 조지 마이클은 2016년 크리스마스에, 노래처럼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숨을 거뒀다. 그 이후로도 많은 가수들이 이 곡을 사랑하며 애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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