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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노래.. 음악이야기..

99개 풍선(99 Luftballons) 40년, 지구의 종말

by 비르케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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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막바지인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고 독일 영토는 분할되어, 동독과 서독에는 두 진영 간 각각의 병력이 집결되었다. 온세상이 핵무장에 열광하던 당시, '99개 풍선(99 Luftballons)'이라는 노래가 서독에 울리고, 이어 온세계로 퍼져나갔다.

99개 풍선(99 Luftballons) 40년, 지구의 종말 

1983년 독일 영토가 미·영·프 관리구역인 서독과  소련 관리구역인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당시, 동독에서 서독쪽을 향해 중거리 핵미사일 RSD-10을 배치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서독에서 '퍼싱-2'라는 이름의 미국 중거리 핵미사일을 동독을 향해 배치했다. 그리고 이어 수많은 사람들의 반전 반핵 시위가 펼쳐졌다. 

 

"네가 내게 시간을 내준다면 내가 노래 하나를 불러줄게."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곡, "99개 풍선(Luftballons)'은 이 시점에 나온 곡이다.

 

제목에서 처럼, 노래 속에는 99개의 풍선이 등장한다. 99개 풍선을 날렸는데, 그것을 '미확인 비행물체 (UFO)'로 여겨 장군(General)이 경보를 발효하고 99개의 전투기 편대를 보내 공격을 퍼붓는다. 그러자 주변 99개국 장군들이 이를 공격으로 판단, 자신들의 공을 세울 기회로 삼게 되고, 결국 지구는 종말을 맞게 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2023년 콘서트 준비중인 '네나'

 

이 노래를 부른 이들은 서독의 '네나(NENA)'라는 밴드인데, 그중 팀의 기타리스트였던 '카를로 카르게스(Carlo Karges)'가 아이디어를 내서 이 곡의 가사를 썼다. 이 곡이 나오기 일 년 전, 롤링 스톤즈가 서베를린 공연을 왔었는데, 그때 축하메시지로 하늘에 올린 수많은 풍선을 보면서 카를로 카르게스는 이런 불길한 상상을 하게 된다. 동베를린에서 이 많은 풍선을 보고 광적인 반응을 하면 어떡하나..

 

베를린은 소련 관리구역인 동독 영토 내에 있었는데, 그 속에서 다시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으로 나뉘어 있었으니, 동독 영토 내에 섬처럼 존재하는 서베를린의 입지는 상당히 불안했다. 물론 베를린 내에서도 미·영·프 관리구역이 따로 존재했으나 적군 진영에 포위되어 있는 모습이었으니 그런 불길한 상상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1983년 이곡이 나왔을 때 독일 전역이 열광했다. 독일 챠트뿐 아니라 미국 차트에서도 1위를 석권했고, 이어 일본,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으로 등으로 퍼져 나갔다. 영어 버전 제목은 'red'가 더해져, '99개 빨간 풍선(99 Red Balloons)'이다. 

 

 

이 곡이 나온지 40년이 흘렀다. 냉전의 시대는 가고, 지구촌은 그동안 그럭저럭 평온함 속에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축이 어긋나기 시작하더니 하루가 멀다 하고 지구촌 여기저기서 전운이 감돈다. 40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이 곡의 메시지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이유다. 

 

독일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로 시끄럽다. 숄츠 총리는 이번에 브라질을 방문하면서 룰라 브라질 신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에 보낼 탱크 탄약 지원을 부탁했는데, 3선으로 대통령의 자리에 돌아온 이 경험 많은 대통령은 아주 부드럽고도 정확한 어조로 이 제안을 거절했다.

 

그의 의견은 이렇다.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우를 범했지만, "한 사람이 원치 않으면 두 사람의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반전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어쨌거나 전쟁에 의해 죽어나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적에 의해, 위정자들에 의해.

 

며칠 전, 미 핵과학자 회보에 올라온 지구 종말 시계(The Doomsday Clock) 기후 변화코로나19 같은 전염병, 그리고 핵 위기를 원인으로 남아있는 시간이 90초로 줄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99개의 빨간 풍선이 수평선에 오를 때 오판으로 인한 광기가 시작되면 지구는 곧 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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