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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9월 모의고사 국어 시험지를 보며..

by 비르케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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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있었던 날이다. 백신 때문에 일부 재수생들은 한바탕 난리를 겪고 겨우 보는 시험이었다. 국어는 전반적으로 쉬웠고, 수학은 어려웠다는 평이다. 영어는 현재까지 절대평가인데, EBS 연계가 적어진 만큼 앞으로의 변별력은 커질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2021 9월 평가원 모의고사

 

9월 모의고사 국어 시험지를 보며..

 

9월 모의고사는 6월 모의고사와 함께 평가원이 주관하는 시험이다. 수험생들에게 있어서는 수능 전에 수능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모의시험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다. 반수 하고 있는 아들 덕분(?)에 올해도 수능에 한번 더 관심을 가져보게 된다. 

 

모의고사를 치르고 막 돌아온 아들의 시험지를 보면서 다른 과목은 몰라도 국어 시험지는 한번 훑어보았다.

 

"딴 때보다 조금 쉽게 나온 것 같은데 어때?"

"지문이 작년보다 더 짧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큰애 작은애 벌써 7년째 고교 국어 시험지를 훑다 보니 대충 눈치로 시험 경향이 파악되고 있다. 국어랑 한국사 말고는 다 열외지만, 시험지를 훑으며 한 마디씩 던지는 말에 그래도 아들이 '맞다', '맞다' 해준다. 둘 다 이과 계열의, 수학이랑 과학만 죽어라 좋아하는 녀석들이라서, 수학이나 과학에다 대고 뭐라 하면 기를 쓰고 반박할지라도 국어 정도는 매번 엄마 말이 맞다고 그냥 해주는 것도 같다.

 

국어는 2017학년도쯤부터 신경향 문제라고 해서 지문이 상당히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단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지양하고, 장르나 시대를 초월해 서로 연관되는 작품들을 통해 사고의 영역을 확대해서 답을 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 학력고사 시절의 외우기 식 문제들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작가나 글의 특성, 그와 연관된 단편적인 질문들도 거의 없어졌다. 내용과 관련된 사자성어를 묻는 문제들도 예전에는 꽤 보였는데 언젠가부터 본지 오래된 것 같다.

 

 

2021 9월 모의고사_갯마을 - 오영수

 

이번 국어 모의고사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오영수의 '갯마을'이라는 작품의 한 부분을 소설 원작과 이를 각색한 시나리오로 서로 비교해놓은 부분이다. 즉, 같은 작품인데 (가) 지문은 소설, (나) 지문은 시나리오인 것이다. 

 

예전 같으면 시나리오가 나온 김에 시나리오 용어나 기법에 관한 문제도 나왔을 법 한데, 서술방식이나 내용 이해에 관한 질문들이 대부분이다. 촬영기법 중 O.L.(오버랩)에 관한 부분도 언급되긴 했지만 내용을 이해했나 체크하는 정도로 나왔고, 시나리오 기법 '몽타주'도 극을 형성하는 데는 중요한 요소일지언정 수능 문제로는 아예 패스했다.

 

 

 

2021 9월 모의고사 예상 등급컷 (종로학원)

 

현재 시간 기준 과목별  예상 등급컷이 다 나온 곳은 종로학원뿐이다. 신속성과 더불어 정확성도 요구되는 만큼 예상 등급컷 공개에는 신중함이 따르기도 한다. 

 

아들은 국어와 영어 등 어문계열 때문에 힘들어 하는데, 이번 모의고사 결과 국어 점수가 90점을 넘어섰다. 그래서 내심 좋아했었다. 그런데, 한두 시간 전 (위에 있는) 종로학원 예상 등급컷을 보니 3등급까지 90점대다. 국어 문제가 쉽긴 쉬웠던 것 같다. 어렵게 내려면 충분히 어렵게 낼 수도 있었을 텐데, 쉬워도 문제 어려워도 문제다.

 

수학 1등급, 물1 만점인데, 지과는 실수로 3등급, 영어는 엄청나게 망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들으라는듯 던지는 말에 그래도 고마운 마음이 앞섰다.

 

반수라서 휴학하고 얼마 전부터 겨우 불붙은 공부라 마음이 더 아슬아슬하다. 까딱하다 일 년이란 세월이 도박처럼 무의미하게 날아가버릴 수 있는 일인지라... 무심한 듯 대하는 이 엄마도 어쩌면 아들과 마찬가지로 내색만 안할 뿐 속으로는 무척 긴장하고 있다. 어쨌거나 쿨한 엄마로 아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보는 일이 올해 가장 큰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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