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서 양평읍에 가는 길이었다.
두물머리께 가슴속이 탁 트이는 남한강이 들어왔다.
그때 이미 생각했다.
'집에 가는 길에 들러야지..'
마음먹었던 대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두물머리 방향으로 빠졌다.
잠깐 들렀다 가기에는 양수역 방향이 더 편해서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우회전했다.
습지라서 그런지 돌계단이 놓여 있다.
쌓였던 눈이 얼어붙어서 살짝 미끄럽다.
양평군은 읍이 하나뿐인 소도시라서 주변 도시와는 다른 안온함이 있다.
'두물머리'라는 지명 또한 남한강과 북한강이 이곳에서 서로 만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하나의 강줄기도 가지기 힘들거늘, 둘 다를 가지고도 이렇게 순수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도시..
어쩐지 소란스러운 삶이 싫어 일부러 들어온 사람도 많을 거란 느낌이 든다.
뒤에서 기차 소리가 나기에 돌아보니 마침 전철이 지난다.
양평에서 서울을 거쳐 파주, 임진강까지 머나먼 여정을 오가는 경의 중앙선이다.
지상철이기 때문에 볼거리도 많은 전철일 거라 생각된다.
오후의 햇살이 온통 금빛이 되어 일렁인다.
며칠새 날이 많이 추워졌다.
여름내 그리도 화려했던 연잎들은 마른 줄기로만 남아 있고..
내려다보니 강물도 얼어있다.
새삼 겨울이구나.. 하게 된다.
길목에 '두물머리 물래길'이라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그러고 보니 지나는 사람이 없다.
나도 모르게 발길을 재촉하게 된다.
양수역..
아까 지나던 경의 중앙선 전철이 서는 역이다.
역 앞에는 그래도 찻집도 몇 군데 있고, 식당들도 여럿 있다.
날이 추워서 간단하게 요기나 할까 하고 인근 식당에 들어갔다.
뭘 먹나 또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는 메뉴를 고르기 위해 천정을 올려다보며 고민이다.
결국 멸치를 우려낸 멸치국수..
시장하던 참에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겉절이가 일품이다.
생각해보니 양평에 국숫집이 많은 것 같다.
'국수리'라는 지명도 있던데, 그래서 국수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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