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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 만든 날 아이들이 벼르고 벼르던 푸딩 만드는 날.. 재료는 간단한데, 불에 끓여야 하는 거라서, 아이들 요리에 내가 동참했다. - 재료 - 푸딩 가루 한 팩 설탕 60 그램 우유 0.5 리터 (지방 1.5% 우유 기준) 먼저, 첫번째 그림처럼 푸딩가루를 우유에 섞는다. 우유는 재료로 준비한 분량 중에서 섞일 만큼 덜어서 쓴다. 가루가 다 풀릴 때까지 충분히 젖다가 나머지 우유를 냄비에 붓고 약한 불에 데운다. 우유가 끓기 시작하면 섞어진 푸딩재료를 넣어 골고루 저어준 후, 모양 그릇에 담아 식혀 냉장고에 넣는다. 모양은 볼품없지만, 유노가 너무나 좋아하는 푸딩... 내게도 좀 느끼한데, 이 녀석 밥에다가 우유도 말아 먹던 녀석이라 잘도 먹는다. 2009. 1. 19.
바람의 집 등교하는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길가에 서 있던 온도를 표시하는 전광시계를 보니, 온도가 영하 13도다. 아침 기온이라고는 해도, 낮 또한 영하 10도 이하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요즘의 날씨는 가히 살을 에인다는 표현에나 걸맞을 듯 싶다. 어느 지방은 영하 25도 까지 내려갔다고 하니, 그나마 더 따뜻한 지방에 살고 있는 걸 감사해야 할 판이다. 바람의 집... 바로 우리집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혹한에 우리집에서는 때때로 윙윙거리는 소리가 하루 종일 귓전을 맴돈다. 가장 큰 이유는 창문이 들려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창문이 꼭 들어맞질 않는다. 게다가 벽에서도 바람이 새어나오는 걸 보면 애초에 지어질 때부터 뭔가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 사실 이 집은 내가 독일에 들어오기 전.. 2009. 1. 8.
엉뚱한 휴일.. 월요일은 대개가 장 볼 일이 많기 마련이다. 커다란 배낭과 장바구니를 꽉 채워 장을 봐 놔도, 한창 먹성 좋은 아이들 먹거리로 오래가지는 못 하기 때문에 쉬고 난 다음날엔 어김없이 또 수퍼를 찾게 되곤 한다. 월요일이었던 어제도 마찬가지로 수퍼에 다녀왔어야 할 날이었건만, 목욕탕에 들어가 있던 녀석들이 안 나가고 싶다고 하는 통에, 집에 있는 거 그냥 긁어서 먹고 말았던 건데, 오늘 장을 보러 나가니 버스 정류장에서 부터 왠지 모를 황량함이 느껴졌다. 역시나 시내에 도착하니, 전철이 오는 시각을 표시하는 전광판의 시간이 이상하다. 다음 전철이 오는 시간이 15분이나 뒤다. 이럴 수가.. 이 추위에.. 그제서야 멀리 상점들을 응시해 보니, 문을 다 닫아건 게 눈에 들어왔다. 대체 오늘은 또 무슨 날인가.... 2009. 1. 6.
과자 만들기 방학하기 전에 학교에서 과자 굽는 법을 배운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과자 타령을 한다. 직접 묻히고, 반죽하고, 모양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몇 번을 졸라대기에, 아예 마음대로 하라고 준비물만 챙겨주고는 부엌을 나왔다. 학교에서 적어준 레시피를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끼고서 둘이서 뭐가 즐거운지, 부엌에서 하하호호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애들의 공책에 적혀있던 레시피 그대로 적어본다. 밀가루 150g 버터 100g 설탕 50g 달걀 노른자 하나 소금 1/2 ts 땅콩이나 아몬드 가루 50g 바닐라 설탕 10g 아이들이 과자를 만드는 동안 감시(?)도 할 겸, 중간중간에 들어가 셔터를 눌러대도 이런 엄마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과자 만드는 놀이에 푸욱 빠진 아이들... 아이들이 만든 과자를 오븐에 넣.. 2009. 1. 3.
2008년 마지막 날.. 하늘을 수 놓는 화려한 불꽃의 제전을 관람하려고 영하의 차가운 밤바람에 오들거리다가 결국 몇 분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북향으로 자리잡은 나의 집이 한겨울 추위만큼이나 얄밉게 느껴지는 게 오늘같은 날이다. 시내쪽으로 나 있지 않은 창문이라서 시내에서 별 불꽃쇼를 다 해도 소리만 무성할 뿐,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기어이 불꽃 한 점이라도 보고 싶은 이 마음.. 아마도 한 해가 가고 있기 때문에 더 하지 않을까 싶다. 나이만 한 살 더 먹는 새날을 뭣 때문에 기리려고 이리 안달 하는 걸까. 나도 알 수가 없다. 오늘만 해도 내게는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다. 한 가지 굳이 끄집어 내서 말하자면 하나 있다. 그전부터 고장나서 물이 조금씩 흘러내리곤 하던 변기가 어제부터 드디어 발악을 했다. 그래서 오늘은 맘잡.. 200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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