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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6

단막드라마 극본 어떻게 써야 할까-1 KBS 단막드라마 극본 공모가 7월 29일로 마감한다. 이제 딱 5일 남았다. 일 년 내내 이 공모를 준비해 온 이들에게는 참 힘든 시간이다. 하필 연중 가장 더운 7월 말, 책상에만 앉아있어야 하는 것부터가 자기와의 싸움인 셈이다. 분량은 A4용지로 30~35매, 70분물이다. 여기에 시놉시스가 1~3장, 분량은 꼭 준수해야 한다. 한 장이라도 기준보다 적거나 더 많아지면 안 된다. 줄이고 늘릴 수 있는 능력도 보겠다는 소리다. 글자 크기도 정해져 있다. 11포인트, 문단 간격은 160%로 맞춰야 한다. 폰트는 자유다. 70분짜리 단막드라마 쓰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시놉시스(Synopsis), 줄여서 '시놉'이라고도 한다. 글의 개요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심사하는 사람이 그 사람의 필력을 가늠하는 잣.. 2016. 7. 24.
구순 어르신의 선택 병원에 입원한 친지가 있어 갔다가 옆 침대에 구순(九旬) 어르신이 아들과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들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중이고, 어르신은 자기 병이 무슨 병인가만 알면 된다고, 수술 같은 건 안 받을 거라고 했다. 이 나이에 뭔 수술이냐고, 사는 날까지 살다가 옥황상제님이 부르시면 가면 된다고... 그 전에도 비슷한 실랑이가 있었던 듯, 아들은 실망스런 표정만 짓고 있는데 반해, 어르신의 얼굴은 몹시도 평온해 보였다. 새삼 죽음을 앞에 두고도 초연할 수 있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 삶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사람이라도 살다보면 늙고 병듦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구순의 어르신처럼 나이가 많아졌을 때 그런 시간이 오면 더 살기 위해 수술을 강핼할 것인가, 아니면 죽음을 받아들이.. 2016. 7. 22.
사진폴더에 있던 독일의 옛 사진을 보며.. 내 노트북 사진 폴더에는 독일의 옛 사진 하나가 있다. 아마도 예전 독일에 있을 때 저장해 놓은 게 아닐까 싶다. 언제 무슨 용도로 내 사진 폴더에 이 사진이 들어가 있는지는 몰라도, 저장명에는 '1936년 프랑켄'이라 되어 있다. 말 그대로 1936년 프랑켄 지방의 모습이다. 이 시기는 독일이 1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승전국들로 부터 천문학적인 수치의 배상금 지불을 요구받았으며, 거기에 세계 공황까지 겹쳐, 그렇지 않아도 궁핍했던 독일 국민들의 삶이 바닥을 헤매고 있던 바로 그 시점이다. 또한 사진 속의 이들은 모르고 있겠지만, 제 2차 세계대전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금의 독일을 이룬 근간이 된 '라인강의 기적'은 아직 멀기만 한 이야기이다. 사진 속에는 막 감자를 수확한 어느 가.. 2016. 7. 21.
겨울의 벚꽃-3 뭐가 부족해서 한 드라마를 세 번에 걸쳐 포스팅을 할까... 나도 그 점이 신기하다. 그러나 지난 두 번의 포스팅에서 남녀 주인공들 간의 사랑에 관해서만 주로 다루었기에, 이번에는 의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가족에 대해서이다. 각 인물들끼리는 서로가 사랑으로도 엮여 있지만, 가족간의 갈등과 화해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각자의 입장에서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정리해 보았다. 관련글: 겨울의 벚꽃-1 겨울의 벚꽃-2 부유한 가정의 안주인이지만, 이 집에서 모나미는 그저 의미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벽에 걸린 액자나 고마움을 모르는 공기처럼... 타스쿠와의 일을 내놓고 타박하지 않지만 가문을 위해 조신하게 살라는 시어머니, 아내에게는 관심없다가 아내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같으니 그제야 뒷조사에만 혈.. 2016. 7. 20.
땅에 발 딛고 살고 싶은 희망에 대해서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사겠다고 벼르던 엄마가 올해 봄 기어이 주택의 안주인이 되었다. 처음엔 전원주택을 희망하셨지만, 도시 근교의 전원주택이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실감하셨다 한다. 그래서 엄마는 시끌벅적한 구도심의, 화단 하나 없고 그저 시멘트 발라진 작은 마당만 있는 2층짜리 주택을 사서 이사를 했다. 전원주택도 아니고, 갑자기 먼지 가득한 도심의 이층집을 얻었다니 사뭇 걱정이 되었다. 어린 시절 그런 집에서 살아보았기에 지금 우리가 아파트에 살며 누리는 이 편리함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이 살았으면서도 엄마는 그때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셨나 보다. 아마도 나이 탓일 수도 있고, 때로 사춘기 소녀같은 로망을 꿈꾸시는 분이시라 또 그러실 수도 있다... 2016.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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