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 :: 머물고 싶은 삶을 찾아서 (186 Page)

아이가 학원에서 울고 왔다.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는다. 학원에 전화를 걸어 어찌된 일인지 묻는다. 선생님이 대답한다. 아이들끼리 쉬는 시간에 장난하다 서로 놀렸나 보더라, 수업이 시작했는데, **이가 울고 있더라...

 

이때부터 시작된다.

놀린 아이는 누구에요? 그 애는 어떤 앤가요? 대체 뭐라고 놀렸길래 우리애가 울고 온건가요?

 

사태가 보통이 아님을 느낀 선생님, 무마에 나선다.

그 애도 그다지 나쁜 의도는 아니었을 거다. 서로 같이 놀렸는데, **이가 울어버린 거다.

 

못된 애 아닌가요?

 

전혀 그런 거 아니다. 공부도 잘 하고, 학교에서 반장도 하고 있는 모범적인 애다. 애들끼리 그냥 장난하다 보니 심해진 것 같은데, 애들끼리는 또 그러다가도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마시라...

 

선생님은 그 애만 두둔하네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때의 일이다. 그 일을 시작으로 학원이 발칵 뒤집혔다. 그 어머니는 학원장님을 붙잡고 주말 내내 눈물에 콧물에... 하소연이 말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 어머니의 두 아이가 그 학원에 함께 다녔었는데, 평상시에 둘 다 다른 아이들의 장난에 너무도 과민했다. 한 아이는 우는 걸로, 다른 아이는 때리거나 상대의 물건을 망가뜨리는 걸로 자신의 불만을 표시했다. 그런 이유로 두 아이 다 학원을 옮긴 게 한두 번이 아니었고, 심지어는 그런 아이들의 문제로 학교 선생님과 싸운 적도 있는 전력을 가지고 있는 엄마였다. 그 엄마의 말은 이렇다.

 

"자식이 아무리 못 된 짓을 했다 해도, 엄마는 자식 편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내게 항변하는 그 어머니의 얼굴에서 나는 할 말을 찾지 못 했다.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두 아이의 경우를 보면 그게 꼭 옳았다고도 할 수 없을 것 같고...

 

독일의 교육이 특별히 선진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런 방식의 교육은 정말 돋보인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방책으로 아이들은 줄만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렇게 가다 보면, 땅의 성질이 어떤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제까지 시각에 의지하던 데서 벗어나 다른 감각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 시각이 둔화되면 상대적으로 다른 감각이 또렷해진다. 새 소리도 더 잘 들린다. 바람 차가운지 더운지, 어디서 불어오는지도 느낄 수 있다. 심지어는 앞서가는 친구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다. 눈을 뜨고 보면 일시에 사라지는 것들이다. 가르친다는 게 그런게 아닐까, 시각에만 의지하지 않듯, 혼자서 나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렇게 세상을 바로 보고,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는 위대하다는데, 요즘 몇몇 엄마들을 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헛똑똑이 엄마들도 흔하다. 공주로 키울 것이 아니라, 공주 대접을 받을 수 있게 길러야 하고, 무조건 나서서 해줄 게 아니라, 자식이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부모다.

 

흔히들 말하길,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 낚는 방법을 가르쳐 주라고 하는데, 물고기를 잡아 직접 요리해서 입에다 까지 다 넣어주는 부모들이 많다. 그것이 부모로서의 능력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아이들은 진심 그걸 능력이라 인정해주지 않는데도) 더욱 문제인 것은, 본인들이 직접 자식 입에 넣어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사서 넣어준다. 돈으로 뭐든 하는 세상이니 신경 끄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나도 자식을 기르고 있지만,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자식의 일이니 더 더욱 할 말이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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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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