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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ün, Grün, Grün 2009. 4. 26.
아스파라거스철에 만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4월의 아스파라거스는 아무에게도 안 주고 혼자만 먹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금 수확하는 아스파라거스는 흔하면서도 귀한 음식이다. '슈파겔 쎄송(Spargelsaison: 아스파라거스를 가리키는 독일어 '슈파겔'+ 계절이라는 프랑스어 '쎄송'의 조합)' 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무렵 독일에서는 아스파라거스가 인기다. 작년에는 4월까지 눈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안 좋아 아스파라거스의 작황이 좋지 못 해서 아스파라거스 가격 또한 금값이었는데, 올해는 봄 날씨가 좋다 못해 찬란하기까지 할 정도라서 아스파라거스의 가격이나 품질이 작년보다 훨씬 좋다고 한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피로 회복에도, 피부에도 좋다는 아스파라거스를 태어나 처음으로 먹어보기 위해, 장을 보러 나간 김에 얼른 하나를 구입해 봤다. .. 2009. 4. 26.
독일에서 시청료 안 내고 버텨보기 내게는 15인치 텔레비전이 하나 있다. 이 텔레비전은 누군가가 무료로 준다고 낸 광고를 보고 찾아가 들고 온 것이다. 하도 오래되어 보이기에, 처음엔 고장나거나 흑백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제법 잘 나오는 편이다. 텔레비전을 준 이는 이 텔레비전이 필요없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잘 보지도 않는데, 시청료때문에 자꾸만 누가 찾아오기도 하고 편지가 오기도 해서 아예 없애버리려 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텔레비전을 건네 받아 문을 나서는 내게, 고맙게도 케이블도 가져가라며 장롱을 뒤져 케이블을 찾아주었다. 안 보고 장롱에만 숨겨둔 것임이 확실했다. 그때가 독일에 온 지 반년이 되었을 무렵이니, 얼마만에 보는 텔레비전에 감개가 무량했던 게 사실이다. 아이들도 한국에서 보던 '스폰지밥'이며, '.. 2009. 4. 23.
나를 웃게 만든 쌍둥이 둘째 유노네 반은, 학교에서도 외국인들만 따로 모아놓은 반으로, 반 아이들을 모두 합쳐도 총 12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적은 수의 반 아이들 중, 재미있게도 쌍둥이가 두 쌍이나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안야'와 '마샤', 그리고 쿠바에서 온 '노엘'과 '노에'... 주변에 쌍둥이가 한 명도 없었기에, 유노는 그 친구들이 더 특별한 모양이다. 학교에 다녀오자 마자 이야기를 종알종알 늘어놓곤 하는 유노에게, 친구들 이야기는 하루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고정 레파토리이다. 유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쌍둥이 엄마들도 나름대로 쌍둥이를 기르는 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안야와 마샤는 '백설공주'나 그랬을 법한 맑고 하얀 피부를 가진 예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의 엄마는 아이들의 옷을 절대로 같이.. 2009. 4. 22.
블랙버드 한 마리, 혼자만의 쓸쓸한 응원을 하다. 근처에 산책을 나갔다. 봄 색깔이 더욱 완연해지고, 머리 굵은 몇몇 아이들이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다. 입구에는 5월까지 잠궈놓는다는 표지판이 있는데도, 아이들은 철책을 넘어 들어가 축구를 하고 있었다. 앗, 아 녀석은... 이 부근에 많이 사는 블랙버드(blackbird)다. 우리나라 말로 어떻게 불리우는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그저 독일어로 '암젤(Amsel)'이니, 지빠귀 종류 중 하나일 것 같다. 아니면 영어 풀이로 '검은새' 일지도... 어쨌든 숲을 종종 뛰다가, 달음박질치다가, 수풀더미에서 바스락대기도 하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이 녀석이 이렇게 조용할 때도 있다니... 오늘만큼은 아이들의 축구 경기를 소리없이 관람하고 있는 조용한 팬이기로 했나 보다. 다가가는 발소리에 놀라 푸드덕 날아.. 200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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