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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 국수이야기<1> 유럽에서 만나는 누들은 그 종류에 있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그 중, 오늘 글로 올려보려고 하는 것은 '펜네(Penne)라는 이름을 가진 누들인데, 이것은 가운데 구멍이 있어 안쪽 깊숙이까지 배어든 소스의 맛을 즐감하기에는 정말이지 딱인 누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누들때문에 소스의 맛이 모두 살아난다 느껴지지는 않고, 주로 치즈와 연관되어 쫀득한 맛을 더해주는 데 일품인 것 같다. '펜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는 수없이 많겠지만, 나는 주로 이 누들을 '고르곤졸라'라는 음식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고르곤졸라(Gorgonzola)'는 원래 이탈리아의 지명에서 유래한 치즈의 일종인데, 이 치즈를 이용해 소스를 만든 후, 삶은 누들과 함께 먹는 음식까지를 모두 일컫.. 2009. 4. 15.
부활절 연휴를 보내고.. 부활절 연휴로 며칠 문을 닫아걸었던 상점에 그 동안 미뤄둔 것들을 사러 장을 보러 가니, 부활절 무렵에 팔고 남은 물건들을 할인해서 파는 매대가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부활절을 겨냥해 나온 초콜렛 상품들 주변에서, 아이들은 이걸 살까 저걸 살까 한참 고민 아닌 고민에 빠져 있다. 부활절은 끝났지만, 아직 부활절 방학이 며칠 더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는 부활절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듯 하다. 독일 대부분 주의 학생들이 2주간의 부활절 방학을 보내는 중이지만, 독일내 직장인들 또한 경우에 따라 1- 2주의 휴가를 받았다. 긴 겨울을 보내고 나서 부활절 휴가를 받은 사람들에게 이 기간은 봄 나들이를 하면서 따뜻한 날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작년 이맘때와는 달리 날씨까지 화창하여, 벌써부터 웃통.. 2009. 4. 14.
내가 좋아하는 면 이야기 나는 밀가루 음식이라면 뭐든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종류의 면에서 부터, 빵이나 만두.. 어느 것 하나 내 입맛을 사로잡지 않는 게 없다. 독일에 오기 전, 친지 중 한 분이 나를 잡고 신신당부를 했다. 독일이라고 해서 빵이든 면이든 절대로 밀가루 음식 많이 먹지 말라고 하시면서... 그 분의 따님이 이십대부터 줄곧 독일과 인접한 한 나라에 사시다가 마흔도 안 된 나이에 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나를 보면서도 한숨 비슷한 어투를 흘리며 걱정을 하셨다. 그 분은 자신의 딸이 죽게 된 것이 밀가루 음식 때문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이제껏 가족 중에 암에 걸렸던 사람도 없거니와, 더군다나 나이가 아직 많지도 않는 딸이 그리 되었으니 그 죽음을 두고 그 이유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셨.. 2009. 4. 14.
빗자루를 사랑한 '잠자' 요즘 들어 잠결에 이상한 소리를 듣곤 한다. 구룩구룩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다박다박 거리는 소리... 그 소리의 정체를 모르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늘 의아한 마음에 불편한 심기로 잠이 깨곤 했었다. '드디어 또 잠자가 나타났군.' 오늘은 이렇게 생각하며, 다시 남은 잠을 더 청하려다 문득 카메라를 찾았다. 어느새 눈치를 챈 녀석이 발코니 위쪽으로 훌쩍 날아오른다. 이 녀석이 바로, 앞서 말한 '잠자'이다. 비둘기에게 카프카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름을 붙여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설 에 등장하는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아침 벌레로 변신한 자신을 발견한다. 그런 그의 모습에 모두가 두려워 하고 부정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방에 걸려 있던 그림 속 모피를 두른 여인에게서 동질.. 2009. 4. 13.
독일 시골에서 마신 맥주가 특별했던 이유 오랜만에 도시를 벗어나, 호젓한 교외로 바람을 쐬러 다녀왔다. 날도 화창하니 구름 한 점 없고, 키 큰 수목들 사이를 걷다 보니, 모든 걸 잊고 잠시 사색에도 잠겨 볼 수 있었다. 동토에서 새로운 봄을 기다리던 새싹들이 뾰족히 얼굴을 들이민지 오래지 않아, 천지가 온통 연둣빛 잔치로 분주하다. 야외에서 정취를 더해주는 한 잔의 맥주... 프랑켄 지방은 백포도주로 유명하지만, 이 백포도주의 고장에 살면서도 나는 여전히 '맥주 매니아'다. 이 맥주는 근방에서 만들어져, 나무통에서 숙성된 것이라 한다. 독일은 우리처럼 브랜드 맥주만이 전국에 걸쳐 상권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 각 고장에서 나는, 그것도 한 두가지가 아닌 맥주들이 각기 다른 입맛으로 여행객의 입을 즐겁게 해 주곤 한다. 특히나 야외에 즐비하게 .. 2009.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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