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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여행.. 산책..77

뷔르츠부르크, 뢴트겐의 도시 신문 기사 한 편에 뢴트겐의 이야기가 실렸다. 방사선의 존재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19세기 말, 뷔르츠부르크 대학의 교수로 있던 빌헬름 뢴트겐(Wilhelm Konrad Röntgen : 1845~1923)에 의해 X선이 발견되었다. 암실에서 실험을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그 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선은 그에 의해 'X선'으로 명명되었다. 뢴트겐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에 '뢴트겐선'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가 교수로 있었던 뷔르츠부르크는 내가 젊은 날 두 번째로 택했던 독일 도시이기도 하다. 뷔르츠부르크 중앙역을 나오면 정면에 보이는 큰 길이 '뢴트겐로(Röntgenring)' 다. 도로 이름에서 뢴트겐을 사랑하는 뷔르츠부르크 사람들의 마음을 읽게 된다. 그 옆쪽으로 뢴트겐 기념관.. 2018. 6. 8.
수원역을 바라보며 분당선이 새로 생긴 이래 수원역에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의 오랜 기억 속에 수원역은 1호선 종점, 묵은 체끼를 토해 내듯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내리던 곳이었는데, 노선이 천안·아산까지 뚫리게 되었고, 몇 년 전부터는 분당선도 연결되었다. 이른바 '세기 말'에 와보고 처음이니, 세월이 흐른 만큼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 그때의 후줄그레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지금의 새 건물이 많이 낯선 감이 들어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수원역과 함께 수원터미널도 자주 이용했었는데, 터미널은 아예 딴 동네로 사라졌다.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작고 허름하고 북적거리는 터미널에서, 지방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곤 했었다. 터미널이 새로 이전할 거라던 말에, 제발 빨리 좀 이전하라고 간절히 바라면서 낯선 .. 2018. 6. 1.
무등산이 품은 도시, 광주 무등산은 생각도 못 했다. 오랜만에 광주에 갔다가, 마침 부처님오신날이라 절에라도 갈까 하고 나선 게, 차가 하도 막혀서 핸들을 틀었더니 무등산이었다. 무등산의 도시, 빛고을 광주는 내 고향이다. 광주를 떠난 지도 오래고, 한 해에 한 두 번 올까 말까, 한 번씩 내려갈 때마다 엄마 얼굴이나 잠깐 보고 오는 게 다라서, 오늘 무등산은 정말로 또 오랜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굳이 무등산에 오르지 않더라도 명산은 늘 도시 가까이에 있다. 무등산은 늘 예전 그 모습 그대로, 광주 어디서고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수원지를 끼고 돌아 무등산을 넘다 보니 지산유원지에 이르렀다. 언제부터인지 입구에 카페와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쉼터가 생겼다. 지산유원지는 사진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한다. 내가 어릴적에 지산.. 2018. 5. 22.
펜팔의 기억, 천안 천안역을 일부러 찾은 것은 아니었다. 천안아산역(KTX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차를 가져갈 형편이 안 돼서 전철 1호선을 타게 되었다. 천안아산역을 가려면 신창행을 타야 했지만 천안역까지 가는 열차가 먼저 오길래 갈아탈 요량으로 나도 모르게 올라탔다. 어쩌면 그 순간 내 맘 속에서는 그곳에 꼭 들러야 할 것만 같은 낯선 망설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 천안역 - 천안은 나의 펜팔이 살았던 곳이다. 중학교 2학년, 한창 팝송을 듣던 때였다. 팝송책 뒤에 붙어있던 펜팔 신청 엽서를 호기심 반으로 작성해 보냈는데,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질 때쯤 전국 방방곡곡에서 편지가 밀려들었다. 중학생이었으니 그저 미지의 세계에서 온 편지들이 신기하고 너무도 재미있기만 했다. 보내진 않고 받기만 하던 편지들 속에 어쩐지 답.. 2018. 5. 15.
기흥호수에서 오산천 따라 동탄호수공원으로 얼마 전 기흥호수 주변 어느 레스토랑에 다녀왔다. 창가 쪽 자리가 비어 있기에 얼른 자리에 앉아 폰으로 사진부터 찍었다. 해가 곧 넘어갈 태세였다. 일전에도 한번 왔다가 창가 자리가 없어 발걸음을 돌렸던 곳이다. 듣던 대로 경치가 끝내준다. 수원 광교 방향 해거름의 정경이다. 왼쪽으로는 동탄신도시의 66층짜리 네 개 동 메타폴리스가 또렷이 보인다. 기흥호수는 행정구역상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속한다. 원래 이름은 신갈저수지다. 용인시 동백 석성산 자락에서 발원하는 오산천이 동백호수공원을 거쳐 신갈을 돌아 작은 지류들과 한데 모여서 이곳 저수지를 이루었다. 바다나 호수, 하천 등이 보이는 조망이 얼마 전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도시마다 저수지 새 단장과 하천 정비에 여념이 없다. 오산천의 수질을 판가름.. 2016.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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