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면 대봉감을 사서 홍시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나씩 꺼내 먹곤 한다. 올해는 5KG 작은 상자 하나로 조금만 사 보았는데,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세워두었더니 열흘쯤 지나 하나둘 맛있는 홍시가 되어간다.
대봉감 홍시 - 보관 방법, 감에 검은색 점
지난번에 대봉감 한 박스를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혹시라도 잘못 살 수 있어서 맛을 먼저 보고 재구매할 생각으로 5킬로그램만 샀다. ▶대봉감 고르는 법 보관하는 법
시원하고 통풍이 잘 되는 장소를 찾다가, 베란다에 놓고 골판지 한 장 덮어서 두었더니 서서히 맛있는 홍시가 되어간다. 이미 몇 개는 홍시가 다 되어 진즉에 홀랑 까먹었기 때문에 빈자리로 남아 있다.
홍시를 좋아해서 홍시 꿈까지 가끔 꾸는 사람이라, 홍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감을 만져보고 홍시가 될 것 같은 애들을 앞쪽으로 이동시켰다. 앞쪽은 실내랑 연결되어 있어서 이 박스 안에서도 가장 빨리 익는다. 따뜻한 공기가 들락날락하기 때문이다.
맨 앞쪽에 있던 감 두 개가 제대로 홍시가 되었다. 그런데 이 상자에서 유독 하나의 감에 큰 점이 있다. 붓으로 한 면을 넓게 칠한 것 같은 모양이다. 맛의 차이가 있는지, 가운데를 잘라서 살펴보기로 했다.
왼쪽이 검은 점이 있는 부분이고 오른쪽은 점이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쪼개 놓고 보니 점이 있는 부분과 점이 없는 부분이 그다지 차이가 없어 보인다. 검은색 부분은 홍시를 먹으면서 이미 씹어본 적이 있어서,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님을 안다. 먹으면서 늘 숟가락으로 파내고 먹는 부분이다.
껍질 쪽 살은 여느 홍시와 다를 바 없다. 다만 씨 부분에만 먹을 수 없는 검은색 떨떠름한 살과 씨들이 박혀 있다. 이 홍시 하나만 놓고 보자면, 점이 있는 홍시는 씨 부분이 깨끗하지 못하고 씨도 더 많다. 다 그런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먹어본 바에 따르면 다른 홍시도 비슷했다. 그래도 씨 부분을 제외하면 먹는 데 별 지장은 없다.
예쁜 감 하나, 수험생 아들 위해 손에 묻히지 말고 먹으라고 숟가락으로 까다 주었다. 우리 집에서 홍시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는데 눈독 들이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이 맛있게 먹으면 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
이번에 산 감은 대체로 맛이 좋은 편이다. 속살이 깨끗하고, 씨 부분도 오독오독 씹히는 게 식감이 참 좋다. 물컹한 주황색 덩어리에서 단물이 뚝뚝 떨어진다.
감이 다 떨어지기 전에 더 주문해야겠다 생각 중이었는데 지인이 갑자기 10KG 감 한 상자를 보내왔다. 직접 길러 수확한, 그야말로 '내새끼'들을 이렇게 선사한 것이다. 박스를 여는 순간 너무도 감사해 말이 안 나왔다.
내가 주문한 감을 다 먹고 나면 그때쯤 이 감들도 홍시가 될 것이다. 갑자기 감 부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이런 선물 받아도 감흥이 없었는데, 지금은 감사한 마음 주체할 길이 없으니, 나이가 들긴 들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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