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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건물은 일년에 한번씩 두 가지의 점검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발코니 점검및 수리입니다. 건물의 오래된 벽 부분이 손상되어 그 조각이 아래로 낙하한다거나 할 경우, 행인이 다치거나 자동차가 파손될 수 있으므로, 일년에 한번 정해진 날짜에 맞춰 기술자가 집으로 찾아옵니다.
의무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는 또 한가지는 보일러입니다.
독일은 난방이나 뜨거운 물, 조리에 대부분 도시가스를 사용합니다. 한 집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커다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평상시의 점검은 두말 할 나위없이 중요합니다.
어제가 바로 그 기술자가 오기로 되어있던 날이었습니다.
그의 주 임무는 보일러 기계의 청소입니다. 보일러의 나사란 나사를 모두 풀어놓으니 한주먹이 되더군요. 잃어버리지 않게 꼼꼼하게 바지 주머니에 넣고 그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에 파이프가 늘어선 듯한 저 부분이 공기와 가스가 만나 연소하는 부분이므로, 먼지가 쌓이면 말
썽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든, 일산화탄소든, 나머지 폐가스든 조금 상승한 듯한 양상을 보이는데, 그가 말하길
이 정도는 그저 평균수치일 뿐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건물의 자잘한 일을 하러 수시로 건물을 돌아다니는 사람이기도 해서, 그냥 편하게 몇 마디 대화를 해 보았습니다.
- 보통 보일러는 생명이 어느 정도 되나요?
그거 좋은 질문입니다. 바일란트(Vaillant/ 저희집에 설치된 보일러 메이커)에서 말하기로는 15년이
라고 하는데, 이 건물에 이 기계가 설치된 건 19년 정도 되었어요. 그러니 기준치보다 4년을 더 사용
하고 있는 거죠. 새로 설치하려면 천 내지 이천유로(180-360만원)는 들거니까, 될 수 있으면 쓰는데
까지 써야죠. 해년마다 이렇게 깨끗하게 청소를 해서 사용한다면 25년 정도는 거뜬합니다. 이 건물
보일러만 내가 13년째 만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보일러에 대해서는 내가 최고 전문가죠. (찡끗 웃
으며)내 아내가 살림에 전문가이듯이요.
- '바일란트'라는 보일러 회사는 큰 회사인가요?
그럼요. 보일러만 전문으로 생산하는 큰 회사입니다. '바일란트'라고도 하고, '바일롱'이라고도 부르
지요. 프랑스 발음으로요. 내가 만지는 기계중 대부분이 이 회사 기계입니다.
(바일란트에 관한 국내 뉴스- http://www.newscani.com/news/135726)
- 보일러가 열려진 김에 사진 한 장 찍어야 겠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갑자기 보일러 이야기를 올려보고 싶네요. 찍어도 되겠죠?
헉.. 나는 빼고요. (뒤로 물러나시는 아저씨) ^^
2. 청소 후 모든 나사를 끼우고 찍은 사진
3. 덮개를 덮은 다음의 모습, 깨끗하죠? ^^
(1번만 작업시 찍고, 나머지는 일 마치고 아저씨가 돌아간 다음 찍었습니다. )
- 일하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찍어도 되죠? 사진 나중에 꼭 드릴게요~ ^^
(웃으며) 이렇게 찍으면 되나..
그는 올해 마흔이라고 합니다. 두해 전에는 딸이 아이를 낳아서 벌써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군요. 먼지와 때로 얼룩진 수건을 들고 한 시간여 작업끝에 그는 집을 나섰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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