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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독일 시골에서 마신 맥주가 특별했던 이유

by 비르케 2009.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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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도시를 벗어나, 호젓한 교외로 바람을 쐬러 다녀왔다.
날도 화창하니 구름 한 점 없고, 키 큰 수목들 사이를 걷다 보니, 모든 걸 잊고 잠시 사색에도 잠겨 볼 수 있었다.
동토에서 새로운 봄을 기다리던 새싹들이 뾰족히 얼굴을 들이민지 오래지 않아, 천지가 온통 연둣빛 잔치로
분주하다.     

야외에서 정취를 더해주는 한 잔의 맥주...
프랑켄 지방은 백포도주로 유명하지만, 이 백포도주의 고장에 살면서도 나는 여전히 '맥주 매니아'다. 

이 맥주는 근방에서 만들어져, 나무통에서 숙성된
것이라 한다.

독일은 우리처럼 브랜드 맥주만이 전국에 걸쳐 상권을 잡고 있는 게 아니라, 각 고장에서 나는, 그것도 한 두가지가 아닌 맥주들이 각기 다른 입맛으로 여행객의 입을 즐겁게 해 주곤 한다. 

특히나 야외에 즐비하게 마련된 탁자에 앉아, 사람 구경, 나무 구경을 하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탁자위에는 나무에서 흩날린 꽃가루들이 이미 한 구석을 점령했지만, 
긴 도보 후 자연속에서 마시는 맥주 한 모금은, 죽음 직전 입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한 방울의 꿀맛처럼 달콤하다. 
  

안주겸 끼니로 탁자위에 함께 올라와 있는 부어스트브뢰첸(Wurstbrötchen)...
소시지를 끼운 빵이다. 잘 알려진 바 대로,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이 또한 이 소시지이다. 
쌉싸름한 맥주에 겨자소스 들어간 이 빵으로 금새 배가 든든해진다. 
사진 속 맥주위의 거품을 보니 다시 또 그 맛이 떠오름을 어찌할까나,  
지금 내 냉장고 안에도 맥주는 있지만, 어찌 그 맛을 아까의 그 손수 숙성시킨 통맥주 맛에 비하랴...
 

돌아오는 길...
멀리서 바라보면 도시는 그저 자연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배경일 뿐이다. 
그 속에는 밀고 당기기 마련인 도시 사람들의 낱낱의 이야기들이 숨어있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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