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독일 서부에 닥친 대홍수로 인해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9월 총선을 앞둔 정계의 행보도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와중에 수해 현장의 어느 주택 벽 뒤에서는 나치시대 유물이 발견되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독일 홍수 재건 비용,수해 현장에서 발견된 뜻밖의 유물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와 라인란트-팔츠 주는 지난 홍수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거의 190명이 사망했고, 아직까지도 실종자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부서진 집들과 자동차, 쓰레기들이 쌓인 가운데 대규모 청소가 진행 중이지만 난방이나 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파괴되어 오랫동안 거주가 힘든 곳들이 많아서 새로운 거주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방 주 총리들과 메르켈 총리가 함께 모인 자리에서, 코로나 현안 이외에도 홍수 지역 지원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슈피겔지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인한 재건 기금은 최소 100억 유로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돈으로 13조 이상의 규모다. 이 기금은 독일의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함께 나서서 공동으로 비용 부담하는 방식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 와중에 유력한 연방 총리 후보였던 아르민 라셰트 주 총리(현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총리)의 입지가 매우 좁아지고 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보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수장의 능력이 두드러지거나 반대로 더 실추되는데,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추락한 많은 정치인들을 보았고, 독일에서는 이번 수해가 총선의 결과를 바꿀 수도 있겠다 생각된다.
독일 총선은 오는 9월 26일이다. 16년간 총리직을 이어온 메르켈의 뒤를 이어 새로운 총리가 선출될 예정인데, 정치인은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추락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인가 보다. '포스트 메르켈'로 통하던 아르민 라셰트의 어깨가 무거워보인다.
홍수로 인해 뜻밖에 나치의 숨겨진 유물이 발견된 사건도 있었다. 유물이 발견된 곳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위치한 '하겐'이라는 도시에서다. 발견자는 이모의 집에 청소를 도우러 온 39살 역사교사라고 한다. 그 집은 홍수로 1층에 물이 잠겼다. 그때 젖은 석고보드가 뜯겨나간 벽 뒤로 구멍이 발견됐었다 한다.
처음 발견된 1940년 신문을 비롯해, 리볼버, 황금 너클, 방독면, 나치당의 표식, 아돌프 히틀러의 초상화, 관리하던 서류 등이 벽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곳은 나치 산하의 복지담당 기관(NSV)이 있던 자리로, 연합군이 하겐에 들어오기 직전에 급히 물건들을 벽에 감추고 떠났던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1960년대에 매입했고, 가족 중 누구도 당연히 이런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 NSV와 같은 나치 기관의 활동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던 이 지역 학계에서도 이번 발굴을 매우 반기고 있다. 7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숨겨져 왔던 방대한 유물이 발견됨에 따라 이 유물들은 하겐시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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