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조 용품들에 관한 불편한 진실

반려조에게 필요한 용품들을 구매하며 간혹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농약이 걱정스러운 먹이, 안전성이 의심되는 제품들, 사용하는 대상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등이 그렇다. 불편하다 표현하지 못하는 반려동물들이기에, 세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반려조 용품들에 관한 불편한 진실 

앵무새 횃대

코뉴어 앵무새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몇 시간이고 오랫동안 횃대에만 앉아 있는 얌전한 녀석이라 횃대가 꼭 필요하다. 처음에 데려왔을 때는 뭘 사줘야 할지를 몰라서, 마침 당근에 올라온 제품을 몇천 원에 싸게 샀다. 

 

 

 

너무도 얌전한 녀석이라서 새장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는데, 새장을 스스로 드나들며, 바로 옆에 있는 이 횃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당근에서 사줬기에 정말로 본전을 몇 배나 뽑은 효자템이다.

 

 

당근에 이 제품을 올리신 분은 당연히 앵무새를 기르던 분이셨다. 그럼에도 이 제품을 가져와 기름 묻힌 키친타월로 닦으니 연마제가 어마어마하게 묻어 나왔다. 한 번도 사용을 안 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또한, 이 제품은 집개를 고정하기 위한 나사가 저렇게나 요란스럽게 튀어나와 있다. 모이를 먹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하는 내내 머리를 찧어도 불평하지 않는 애들이라...

 

 

나사가 튀어나오지 않은 제품으로 다시 구매했다. 나사가 튀어나오지 않는 대신, 나사가 느슨해질 때마다 한 번 씩 조여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다. 두께도 처음 꺼보다 두꺼워 발로 잡을 때 안정적이다. 

 

 

 

스테인리스 제품을 살 때마다 꼭 해야 하는 일, 사람물건이고 반려동물 물건이고간에 연마제 제거는 꼼꼼하게 해야 한다. 이 제품도 연마제가 어마어마하다. 

 

반려조 용품들을 구매하다 보면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많다. 씻어서 말렸다는 먹이들은 정말로 농약 걱정을 안 해도 되는 것인지,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먹이게 농약 이야기나 하지 말든지... 친환경 제품이라 마음껏 뜯어도 된다는 장난감들은 정말로 안심할 수 있는지... 사주는 사람이 마음 편하라고, 그 마음을 이용해 생산되는 제품인 줄이야 알지만.

 

대부분이 값싸게 제조되어 물 건너 오는 제품들인데 묻고 따질 수도 없다. 그렇다고 손수 다 제작하고 마련해 주기에는, 애들 다 키워내고 새삼 그런 정성까지야... 어쩔 수 없이 쓰면서도 맘은 불편하다. 스테인레스 모이통에 연마제라도 안 먹게, 기름칠 한 손으로 박박, 또 박박 문지를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