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상 연골판 파열로 관절경을 통한 절제술을 받은 지 반년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무릎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리해 본다. 내 경우는 연골판 모양이 반월형이 아니라, 파열에 더 취약한 원판형이다. 절제수술 후 경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 참고했으면 한다.
반월상 연골판(원판형 연골판) 절제수술 후 반년
반년 전쯤에 무릎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됐다. 걸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있었다. 크게 이상이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생각하고 동네 병원을 두 군데나 가서 두 번 다 엑스레이를 찍어보아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의사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하는 질환인 줄만 알고, 일단 치료를 시작하자는 의사의 말대로 치료를 받으러 1~2주일 간격으로 계속 병원에 다녔다. 그러다가 결국 경과가 더 나빠져 심한 통증이 밀려왔고, 더 이상 동네 정형외과를 믿어선 안 되겠다 생각하고 큰 병원을 찾았다.
큰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일단은 엑스레이부터 찍었지만, 역시나 엑스레이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전에 갔던 병원들과 다른 점이 여기서부터다. '일단 치료해 보자'는 두리뭉실한 말 대신, 큰 병원에서는 MRI를 찍을 것을 권했다. 그렇게 MRI를 찍고 나자 정확한 병명이 바로 나왔다. 반월상 연골판, 정확히 내 무릎 연골판은 우리나라 사람의 10~15%에 해당한다는 원판형 연골판인데, 그 부분이 파열된 상태였다. 엑스레이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찢어진 연골판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반신 마취 후 수술을 하고, 마취주사 때문에 6시간을 누워있다 보니 하루 온종일이 그냥 날아갔다. 정작 수술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한데, 이를 위해 할 게 너무 많은 하루였다. 수술에 관한 이야기들은 위에 올려둔 포스트를 따로 참고했으면 한다.
반월상연골판 절제 수술 반년이 지나...
수술 당일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마취가 덜 풀렸을 수 있으므로 휠체어를 이용해야 한다.
수술 다음날
수액 거는 폴대를 잡고 걷기 시작, 종일 누워있다가 걷는 거라서 뭔가 잡고 걷는 게 좋다. 수술 당일에 의사샘이 말하길, 다음날부터 걸어도 된다 했는데, 걷는 걸 보고 간호사 한 분은, "○○○님, 지금 환자시거든요. 맘대로 걸으시면 안 돼요." 하며 야단치고... 뭐가 답인지 몰라 폴대라도 잡고 걸었다.
퇴원(2박 3일) 후
퇴원 후에는 집에서 수술 부위를 직접 소독하고 약도 복용한다. 아이스 찜질을 해주고 무릎보호대도 착용한다.
한 달 전후
처음에 보이지 않던 피멍 자국이 보랏빛으로 점점 커지며 심해진다. 요새는 퇴원이 빨라져, 피주머니를 달고 병원에 있어야 하는 과정을 생략하다 보니 안에서 핏물이 고여 그렇다고 한다. 한 달 전후까지 심하고 그 후로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멍이 사라진다.
귀찮더라도 무릎의 각도를 잡아주는 운동을 자주 해줘야 한다. 아프기 전처럼 각도가 나와줘야 하는데 무릎이 전체적으로 부어 있는 상태라서 처음엔 쉽지 않다. 완전히 펴주고 끝까지 굽혀질 수 있도록, 천천히 계속해서 연습한다. 이때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대로 구축돼 하지정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무릎이 다 안 펴지고 살짝 굽혀진 채 걷게 된다. 보기에도 안 좋지만 무릎뼈와 마찰하며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이점에 신경 써야 한다.
3개월 후
반월상 연골판 절제수술 후 회복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에 대해 병원에서는 3개월이라 말했다. 그러나 3개월이 돼도 무릎이 여전히 예전과 다르다. 약간 삐걱거리는 느낌도 있고 완전히 펴지거나 접히지도 않는다. 게다가 오래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져 바로 움직이기 어렵다. 되도록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있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4개월 후
4개월쯤에는 빨리 걸을 수 있고, 달릴 수도 있게 된다. 계단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서 계단을 기피하고 평지 위주로만 다니게 됐는데, 그러다 보니 계단을 이용할 때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실내자전거를 장만해 한번에 20분 정도씩 여러 번에 걸쳐 꾸준히 탔다. 무릎 근육을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무릎을 완전히 펴고 끝까지 굽히는 운동을 꾸준히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걸으며 거울을 보니 아직이었다. 오래 앉아있다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픈 증상도 꽤 오래 갔다. 위에서 언급한 무릎뼈와의 마찰을 이쯤 해서 알게 된 것이다. 다시 강조하건대, 무릎을 완전히 펴고 굽히는 연습, 매우 중요하다.
마침 겨울이라서 무리하게 근육을 움직이면 안 될 것 같아서, 반신욕도 할 겸 매일 온탕에서 스트레칭을 했다. 겨울이라면 이 방법 정말로 강추다. 우선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다리를 이완시켜면서 골고루 문질러준다. 그런 다음 윗몸을 폴더처럼 접어 가슴과 배를 다리 쪽에 붙인다 생각하고 굽혀준다. 처음부터 이 자세가 안 되더라도 계속하다 보면 서서히 가능해진다. 머리만 숙이는 게 아니라, 윗몸 쪽을 다리에 붙인다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무릎이 완전히 펴지는 것은 물론, 허벅지 뒷근육까지 단련할 수 있어서 좋다. 검증받은 운동은 아니지만, 계속해본 결과 무릎이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무릎을 최대한 펴주고 나면 그다음으로는 다리를 접어 끝까지 접히도록 각도를 잡아준다. 탕 안에서 하면 온몸이 이완된 상태라서 무리도 덜 가고 자세도 잘 나온다. 무릎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천천히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한쪽 무릎이 아프면 다른 무릎이 하중을 잡아주느라 함께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아프지 않은 무릎도 똑같이 스트레칭해 준다.
반년 후
무릎에 좋은 운동과 걷기를 꾸준히 한 결과 5~6개월쯤부터는 눈에 띄게 경과가 좋아졌다. 걸을 때 무릎도 완전히 펴지고,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바로 움직이지 못했던 무릎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처음에 계단을 오르다가 상태가 나빠진 거라서 아직도 계단이 꺼려지지만, 생활하다 보면 계단을 올라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이제는 계단 몇 개는 수월하게 오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계단 오르기는 최대한 일단 지양하고 본다.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을 받은 지 반년이 지났고 겉으로는 걷고 달리기까지 하지만, 아직도 조금은 불편함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주변에 수술을 받은 다른 분께도 들으니, 얼마간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작은 불편함이 일 년 이상 꽤 오래갔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3~4개월 차에 산에도 다녀오고, 할 건 다 했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무릎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다 보면 어느새 세월 지나 좋은 경과를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칼럼..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르비아와 코소보 갈등 진화에 나선 EU (0) | 2023.03.21 |
---|---|
서부 전선 이상 없다 2022, 오스카 국제영화상 수상 (0) | 2023.03.13 |
365일 24시간 편리하게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스마트도서관 (2) | 2023.02.13 |
튀르키예 시리아 지진, 안타까운 소식들 (0) | 2023.02.12 |
기숙사 고등학교 귀가, 빨랫감 가져오기 (0) | 2023.02.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