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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반월상연골판 절제 수술 후기, 회복 과정

by 비르케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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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은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가벼운 통증이 있더라도 절대 간과하거나 참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엑스레이로 나타나지 않는 병변은 MRI 같은 장비를 동원하고, 상태에 따라 수술 또는 비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한다.

반월상연골판 절제 수술 후기, 회복 과정

 

최근 무릎 통증 때문에 고생을 했다. 무릎이 불편하니 알게 모르게 걸음걸이도 달라지고, 그러다 보니 허리에까지 무리가 가게 되었다. 그 와중에, 기차를 타려고 역으로 들어가는 계단을 서둘러 오르다가 마침내 탈이 났다. 

 

무릎 통증 시작, 반월상 연골판 파열 증상

 

엑스레이상에 이상 없는 무릎 통증 그대로 둘까?

갑자기 관절이 아플 때 찾게 되는 정형외과. 통증의 원인은 모른 채 엉뚱한 진료를 받으며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 엑스레이에 나타나지 않는 무릎 통증으로

birke.tistory.com

 

D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나서야 알게 된 병명, '반월상 연골판 파열'... 무릎 연골을 감싸고 있는 연골판이 찢어진 게 원인이었다.

 

반월상 연골판은 말 그대로 반달 모양을 하고 있다. 정확히는 초승달 모양이다. 그런데 일부의 사람들은 초승달 모양이 아닌, 원판형의 기형 연골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10~15% 정도가 이런 형태의 연골판을 가지고 있다는데, 이는 반월상 연골판에 비해 파열에 더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내 무릎 연골판 또한 이런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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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내가...'하는 생각을 읽으셨는지, 의사샘이 말하길, 원판형 연골판을 가지고 있으면 어린 나이에 파열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정도 나이까지 아무 일 없이 썼으면 잘 쓴 거라 했다. 잠깐 검색을 했더니 정말로 어린 나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았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 수술은 찢어진 부분을 절제하거나 봉합하는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봉합은 말 그대로 찢어진 부분을 꿰매는 것이고, 절제는 너덜너덜 찢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부분을 도려내는 수술을 일컫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수술보다 비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이다. 

 

찢어진 연골판이 일상생활에 너무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결국 수술을 결정했다. D병원에서는 환자가 원하는 경우 수술 전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해 준다. 수면상태로 수술을 받는 게 아니라, 깨어 있으면서 모니터를 통해 수술 과정을 지켜보고 의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다. 


♣ 반월상 연골판 파열에 관한 정보를 원하는 분들을 위해 수술과정을 정리해본다. 

 

반월상 연골판 절제 수술도 다른 수술들과 마찬가지로 전날과 당일에 걸쳐 심장·복부 초음파, 소변검사, 엑스레이, 혈액검사 등 수술 전 검사들을 받고 시작한다. 또 전날 보건소에 가서 PCR 검사도 하고, 자정부터는 물 포함 금식이다. D병원의 경우 수술 당일부터 2박 3일 입원한다. 

 

수술 과정

병실에 대기하다가 수술실로 이동, 척추에 하반신 마취주사를 맞고 수술 받을 준비에 들어갔다. 수술실은 매우 추웠지만 수술 준비를 다 하고 나자 몸통 부분에 따뜻한 바람을 뿜어주는 기계를 넣어주었다. 발쪽에 너울거리는 게 나의 다리인 줄도 몰랐을 정도로 아무 느낌이 없었다(당연한 소리지만 그 와중에 너무 신기했음). 누군가 내게 주의사항으로, 수술 중 절대 손을 꺼내면 안 된다 여러 차례 당부했다.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로 받는 수술이다 보니 그들도 부담이 되는 듯했다. 

 

의사샘이 들어오고 수술 시작, 모니터를 통해 관절경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입구에 뭔가가 하얗게 가려 있었는데, "지방이 가려서 안 보이니 지방부터 제거하고 시작할게요." 하셨다. 무릎 안에까지 지방이라니.

 

마침내 너덜너덜 찢긴 연골판이 보이고, 작은 집개같은 기구를 옆으로 이동해가며 찢어진 부분을 잘라내는 모습을 주시했다. 관절경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다양한 각도로 연골과 연골판을 살피고 다듬어주던 의사샘이 설명도 찬찬히 잘해 주셔서 정말 만족스러운 수술이었다. 

 

 

수술실에서 병실로

수술은 총 26분 걸렸다. 수술이 끝났으니 자고 싶으면 자게 해준다고 하는데 그냥 있겠다고 했다. 척추마취 때문에 수술 이후 6시간 동안 똑바로 누운 채 천정만 보고 있어야 해서 그게 고역이었다.

 

사진은 수술실에서 막 돌아왔을 때 마취가 풀리며 오한이 나자 간병인과 간호사 분들이 수술실에서 봤던 그 따뜻한 바람 나오는 기계를 세팅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무더위에 수술하면서 이가 딱딱거릴 만큼 떨어봤다. 누워있는 동안 수술한 다리에는 계속 아이스팩 찜질을 했다. 

 

 

반월상 연골판 절제 수술과 회복 과정

 수술 당일 

수술이 끝나고 6시간은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휠체어로 조금씩 돌아다닐 수 있다. 걸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마취가 덜 풀렸을 수도 있고 다리 상태가 어떤지도 아직 알 수 없으니 휠체어를 이용하라고 했다. 

 

 수술 다음 날 

수술 다음날부터는 걸어보라고 의사샘이 미리 말해줬기 때문에 아침부터 바로 걸었다.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은 목발이 필요 없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링거액 걸어두는 폴대를 잡고 살살 걸었다. 의사샘 본 김에 퇴원해도 되냐고 별 기대 없이 물었더니 재활치료받고 나서 가도 된다고 하시는 거다. 어떤 병원은 일주일 입원하기도 하길래 안 될줄 알았는데 너무 좋았다. 재활치료도 이 날 40분 정도 받은 게 전부다. 약도 2주분 받고 소독하는 법도 간호사샘에게 설명들은 후 바로 퇴원했다.

 

 4일차 

수술하고 나서부터 평상시 없던 변비가 너무 심했다. 병실에 함께 있던 분들이 공통적으로 변비 때문에 고생하던 게 떠올랐다. 1박 2일 있다가 퇴원하는 나와 달리, 그분들은 3주 계신 분도 있었는데 많이 힘들어하셨었다. 그 이유가 약 때문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처방전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역시나.. 병원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진통제라 빼고 먹어도 괜찮다 했다. 만일에 수술 후 변비가 심하다면 처방된 약 중에 이런 약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물론 의사샘과 상의 후에.

 

 

 2주 후 

보호대를 거의 안 하고 평상시대로 움직여도 지장이 없다. 하체에 피멍이 더 진해진다. 예전에 이런 수술을 할 때는 피주머니를 달아 고인 피를 밖으로 빼냈는데 요새는 그냥 둔다고 한다. 안에서 핏물이 고이면서 멍이 점점 크고 진해진다. 피주머니가 달려 있었다면 빠른 퇴원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멍이 다 빠지는 데는 한 달이상 걸린다.  

 

 3개월 후 

시간을 3개월씩이나 이렇게 많이 건너뛴 이유는 그동안에 상태가 좋았다 나빴다 했기 때문이다. 괜찮다 싶어서 단풍구경도 다녀왔다. 한 시간 정도 산을 걸었는데 그리고나서 상태가 좀 나빠졌다. 무릎이 아귀가 안 맞는 느낌이랄까, 삐그덕 삐그덕.. 산을 오를 때는 괜찮은데 확실히 내려올 때 문제가 있었다. 수술 안 한 다리가 먼저 내려와 버티고, 이어서 수술 한 쪽 다리가 내려와야 하는데, 무릎에 힘이 없으니 다리를 자꾸 바닥에 '턱'하니 내리게 된다. 수술하고 나서는 산행이나 무리한 운동은 몇 년 간 피하는 게 상책인 것 같다. 


병원에서 말하길, 반월상 연골판 절제술 후 회복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했다. 3개월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난 지금, 아직은 무릎에 부기가 살짝 남아 있는 상태이고, 평상시 보행은 예전만큼 자유롭다. 다만 아직도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에 힘이 덜 들어간다. 무릎이 꺾이는 각도는 수술 안한 쪽 다리에 비해 2% 정도 부족한데, 딱 그만큼 완전히 펴지지도 않는다.

 

바닥에 앉아 있을 때 다리를 쭉 펴서 무릎 뒤쪽을 바닥에 붙이는 연습을 자주 하는 중이다. 그동안 무릎이 아프다고 너무 힘을 안 줬나 싶어서 실내 자전거도 마련했다. 실제로 무릎 건강에 자전거가 매우 좋다고 한다.

 

수술 비용이 궁금할 분들을 위해 밝히자면, 한쪽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 수술을 받는 데 들어간 수술비는, 퇴원할 때 수납 기준 200만원 정도다. 입원해서 퇴원까지만의 비용이고, 그전에 받은 MRI와 몇 번의 진료와 검사비 등은 따로다. 병원마다 증상이나 처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참고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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