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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배우들의 무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던 영화, 리지(Lizzie)

by 비르케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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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에는 플롯이나 장면보다 등장인물의 인상이 강렬한 영화가 있다.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는 다분히 포커페이스적 캐릭터로서 스토리를 리드하는, 영화 '리지'의 두 인물이 그렇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영화뿐 아니라 소설, 연극, 뮤지컬로도 다뤄진다.

배우들의 무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던 영화, 리지(Lizzie)

 

감독: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

장르: 범죄 스릴러

개봉일: 2018

상영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05분

출연: 크리스틴 스튜어트(브리짓), 클로이 셰비니(리지), 제이미 셰리던(앤드류 보든), 킴 디킨스(엠마), 피오나 쇼(에비), 데니스 오헤어(존) 등


영화의 도입부는 정원을 향해 나아가는 한 여자와 유리창 청소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 정원에서 집안으로 들어간 여자의 비명이 들려온다. 이렇게 영화의 초반부터 사건이 벌어지고, 이를 토대로 심문을 받는 과정에, 사건이 있기 전 기억들이 순차적으로 배열된다. 

 

영화 '리지'의 상영 등급이 청소년 관람 불가인 이유는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보이는 엽기적인 부분들 때문이다. 주검의 얼굴이 뭉개지도록 혐오와 분노를 표출한 범인은 이미 한 사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얼굴에서 그 어떤 감정도 읽기 어려운, 무서울 정도의 침착함을 가진 '리지'는 가끔씩 주체할 수 없는 발작을 한다. 그녀는 대저택을 소유한 보든가의 차녀로, 평소 언니인 엠마에 비해 아버지 앤드류나 계모 에비와 충돌이 잦았다. 앞서, 정원에서 집으로 들어와, 아버지와 계모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것도 그녀다. 

 

 

영화 '리지'

그리고 또 한 사람, '브리짓'...  '브리짓'을 연기한 인물...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했더니, 조디 포스터 주연의 '패닉룸'에서 어린 딸로 나왔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다. 어린 시절 얼굴도 그대로지만, '패닉룸'에서 보던 그 또록또록하던 표정이 기억에 각인됐었던 것 같다.

 

'패닉룸' 한 장면

 

대저택의 일들을 척척 해내는 브리짓이지만 이 집의 주인인 앤드류 보든 앞에서는 무력하다. 늙은 그의 손길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하녀 일을 계속하려면 그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그녀다.

 

 

이집의 두 딸들은 모두 노처녀인 채로 나이 들어가고, 그녀들의 눈에는 계모와 삼촌(계모와 남매간) 존이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이는 듯하다. 그 때문에 리지는 존을 전적으로 신임하는 아버지가 밉다.

 

리지에게 있어 존은 아버지 재산에 눈먼 사기꾼에 불과하다. 나중에 리지에게, 앤드류보다 에비를 먼저 죽인 이유를 넘겨짚는 장면을 보면, 그 또한 앤드류의 재산에 군침을 흘리고 있던 게 분명하다. 

 

잔혹한 장면들이 많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영화다. 실제 사건도 영화만큼 엽기적이었다고 하니 그 당시로서도 파장이 컸을 듯하다. 혼기가 넘어버린 딸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그녀들과 얼마나 큰 갈등을 일으키며 살았을지... (실제로도 계모나 계부랑 같이 사는 경우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이, 친부나 친모가 자신보다 계부 또는 계모의 편에서만 대응할 때라고 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정리가 되지만, 영화를 보면서는 조금 뜻밖의 전개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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