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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다가 돌아온 보티첼리 - 마돈나와 아이, 절도일까 보호일까?

by 비르케 202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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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실종됐던 보티첼리의 그림 하나가 갑자기 세상에 나타났다.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그려진 이 작품은 이런저런 사연을 품은 채 그간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숨겨져 있다가, 이번 발견과 조사를 통해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하게 되었다. 

사라졌다가 돌아온 보티첼리 - 마돈나와 아이, 절도일까 보호일까?

15세기 미술 거장,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
보티첼리

 

오래전 실종되었던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마돈나와 아이(Madonna and Child)'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마리아를 묘사한 작품이다. 아예 소실된 줄만 알았던 이 작품은 뜻밖에 한 가정집에 있었다.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한 가문의 소장품으로 인정해야 할지 국가 소유로 귀속해야 할지를 밝히기 위해 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림은 미술관을 향하게 됐다. 몇십 년에 걸쳐 숨어있었던 작품인 만큼 많이 손상되어 복원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한다.

 

 

1960년대 이탈리아 남부의 예배당에서 사건은 시작되었다. '엔리코 소마'라는 사람이 예배당 벽에서 이 그림을 떼어내 줄곧 자신이 보관해왔다. 그는 이 그림을 지니고 있으면서 죽을 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던가 보다. 그림을 지키려고 옆에다 총까지 두고 지냈다고 하니.

 

지금에 와서 그의 가족은, 그때는 그런 일(미술품을 훔치는 일)이 흔했다는 말로 엔리코를 감싸며, 당시로서는 그것이 그림을 보호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결코 돈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당시 교황이었던 식스토 4세가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을 짓는데 자금이 딸려서 메디치 가문에 이 그림을 팔려 했었다고 한다. 그러니 어찌 보면 그림을 보호하고자 했던 마음이 조금은 있었을 법도 하다.

 

그림 은닉에 관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더 많지만, 조사든 수사든 속도가 붙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오래전의 일이고, 당사자도 없고, 그림이 있어야 할 곳도 정해졌기 때문이다. 

 

나무판에 템페라로 그려진 이 작품의 가치는 현 시가 9,980만 유로, 한화 1400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지금에 와서 어차피 내줘야 했을 그림인데, 이 그림을 가지기 위해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무덤에서도 홀로 통탄할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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