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은행에서 우편으로 기한의 이익 상실 예정 통지서라는 서류를 보내왔다. 작년에 집을 새로 구입하면서 대출을 일으켰는데, 어떤 기한까지 조치를 안 하면 대출로 인한 이득을 상실하게 된다는 뜻 같았다. 부동산 관련해 법이 자꾸 바뀌다 보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이렇게 겪게 된다.
새집 대출시 기존 주택 처분 안 하면 겪는 일
언젠가부터 부동산 관련해 뭔가를 할 때마다 법을 모르면 엄청난 피해를 당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검색을 해보니 기한 이익 상실이라는 것은 원래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 즉 차주의 신용도가 하락했을 때 은행이 대출 만기일 전이라도 채무를 회수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한다. 즉 대출을 받았더라도 그 사람의 신용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된다면 은행은 대출금을 일시에 갚으라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 직원에게 확인해본 결과, 내 경우는 기존 주택 처분 조건의 대출로, 기존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금이 회수되도록 되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작년에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신청할 때 대출상담사는 이 부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 아니다. 바뀐 부동산법은 차주인 내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었을 뿐이다.
검색하다 보니 참 웃긴 것이, 어느 시점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했느냐에 따라 기존 주택 처분 기한이 다르다. 2018년 9월 13일(9·13 대책) 이후는 2년 이내에, 2019년 12월 16일(12·16 대책) 이후는 1년 이내에, 2020년 6월 17일 이후(6·17 대책)는 6개월 이내에 기존주택을 팔도록 되어 있다. 이는 전적으로 대출이 있을 때 이야기고, 대출이 없다면 회수될 자금도 없으므로 이것과는 상관이 없다.
※ 일시적 2주택 비과세를 받기 위한 주택 처분 기한과는 또 다른 개념이니 혼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기한의 이익 상실 예정 사유에 "주택 안정화 미이행"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이미 기존 주택을 매도했다. 애초에 이 서류는 오류였던 것이다. 약정 내용에는 "대출 실행 후 2년 이내 처분 및 전입"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데, 이 또한 오류다. 나는 작년 6월 17일 이전에 새집으로 이사했기 때문에 12·16 대책에 따라 2년이 아니라 1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매도하면 됐었다. 2년이 맞다면 이번이 아니라 내년에 이 통지를 받았어야 한다. 담당자가 아마도 업무가 과중했는지 실수가 많다.
직원과 통화해 기존 주택을 매도한 사실을 확인 받고, 거기에 또 하나, 전입을 증명할 전입세대 열람원을 은행에 갖다 주고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보니, 기존 주택을 안 팔고 들고 있다가 이런 편지를 받았더라도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내가 팔아버린 주택은 지금 엄청나게 올라있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자고 쏟아낸 대책으로 평범한 사람들까지 부동산 공부다. 전문가도 아닌데 이사 좀 하려면 공부하고 움직여야 하는 웃긴 풍경이 연출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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