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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스파게티 삶을 때 자르면 안 되는 이유

by 비르케 202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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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를 삶을 때 냄비가 작아서 면이 물에 다 잠기지 않을 때가 있다. 물속에 있는 아랫부분은 끓고 있는데 삐져나온 부분은 좀처럼 잠기지 않고 끝에서부터 타기 시작한다. 이때는 스파게티 면을 반으로 뚝 잘라 넣으면 간단할 것 같지만,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스파게티 삶을 때 자르면 안 되는 이유

 

스파게티 면이 냄비에 다 안 들어간 모습
물 밖으로 삐져나온 스파게티

 

스파게티를 삶을 때 냄비가 작아서 면이 다 잠기지 않을 때는 끝부분을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러주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 잠기도록 해준다. 스파게티가 냄비에 다 들어가지 않는다고 절반으로 잘라버리면 나중에 음식이 완성되었을 때 즐거운 식사를 할 수가 없다.

 

스파게티를 먹을 때는 포크로 면을 몇 가닥 잡아서 돌돌 감은 다음 입안에 쏙 넣는 방법을 사용한다. 고개를 숙인 채 면을 끌어올려서 먹는 국수나 라면과 달리, 스파게티는 후루룩 후루룩 먹을 수가 없다. 듀럼밀로 만들어진 쫀득한 파스타의 특성상, 그랬다가는 옷이나 얼굴이 소스 범벅이 될 것이다.

 

 

만일 스파게티 면이 절반으로 잘려 있다면 포크에 감기지 않게 된다. 스파게티 면은 포크에 잘 감길 수 있는 정도의 길이가 이미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포크를 그릇에 세워 스파게티 면을 돌돌 감을 때 스파게티의 사이사이에 소스까지 한꺼번에 따라 들어오게 되어 맛있는 스파게티 최적의 상태가 된다. 

 

토마토 스파게티
토마토 스파게티

 

스파게티는 라면만큼이나 간단한 요리다. 토마토나 토마토퓌레를 이용해 정식으로 만든 스파게티 말고도, 시판되는 파스타 소스로 얼마든지 간단하게 만들 수가 있다. 파스타 소스에다가 냉장고에 있는 온갖 야채와 버섯, 햄이나 살라미, 다진 고기, 심지어 통조림에 든 참치살 등을 넣으면 집에서도 맛있는 스파게티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스파게티는 면의 굵기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른데, 대부분은 8분 정도가 걸린다. 면이 익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타일 벽에 한 가닥을 던져보는 방법도 있다. 던져서 벽에 붙는다면 다 익은 것이다. 웃자고 나온 이야기 같고, 실제로 파스타 요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면을 한 가닥 건져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잘 익었다면 안에 심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서양 사람들 중에는 파스타의 심이 살짝 남아있는 상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상태를 '알 덴테(al dente)'라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꼬들꼬들한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과도 견줄 수 있을 것 같다. 

 

 

국수나 라면과 달리, 스파게티 요리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다음날까지도 먹을만하다. 냉장고에 있던 스파게티는 물기를 흡수해 약간 눅눅한 상태가 되어 있는데, 여기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살짝 볶아주면 오히려 꼬들꼬들해 더 맛있어진다. 야채 등을 추가해주면 어쩌면 전날보다 훨씬 더 맛있는 스파게티 요리가 될 것이다. 

 

스파게티 면을 자르지 않았다면 이때도 면이 포크에 감길 때 착착 달라붙는다. 처음 요리했을 때 포크로 감으면 풍성한 소스가 따라오지만, 먹고 남아서 냉장고에 넣어둔 스파게티에 올리브유를 넣어 다시 가열했을 때는 포크에 감을 때 공기를 머금으며 공기가 함께 따라 감긴다. 그로 인해 씹을 때 풍부한 올리브향과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스파게티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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