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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시간을 거슬러

아까시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에서

by 비르케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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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어디선가 느껴져 오는 익숙한 향기를 따라가다 보니 아까시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에 다다랐다. 오뉴월 실바람에 묻어오는 그 향기 따라갔다가 오랜만에 아까시나무 꽃들도 보았다. 예전에 흔히 보던 나무였는데, 몇 년 만에야 이 꽃을 본다.

아까시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에서

아까시나무

장미목의 콩과 식물

북아프리카 원산

개화시기: 5월 

 

특징:

여러개의 흰색 꽃이 꽃대에 주렁주렁 모여 핀다.

꽃이 지고나면 꼬투리열매가 자라기 시작한다.

9~10월경 꼬투리 열매는 갈색으로 변하고, 속을 벌려보면 씨앗이 들어 있다.

아까시나무에서는 많은 꿀을 채취할 수 있다.

꽃과 잎도 식용으로 먹거나 차로 이용할 수 있다.

아까시나무 목재는 뒤틀림이 적고 단단할 뿐 아니라 모양도 예뻐서 가구로도 쓰인다.

 

 

여러개의 흰색 꽃이 꽃대에 주렁주렁 모여 핀다.

 

알려졌다시피, 아까시나무는 흔히 '아카시아'라고 칭하는 나무의 올바른 명칭이다. 아까시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풍경을 본 것은 오래전 수학여행길에서였다. 여중생들을 태우고 창문들이 모두 열린 채로 달리던 버스는 아까시나무가 가로수로 심겨진 길을 달렸다. 시외버스 창문을 열고닫을 수 있던 오래전.

 

양쪽 창으로 들어오는 진한 아까시 향기를 맡으며, 송알송알 하얗게 매달려 있던 아까시꽃을 만지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손을 내밀며 아우성이었다. 기사아저씨에게 혼도 나고, 그래도 생전 처음 보는 아까시꽃 터널의 그 혼미한 향기와 그날의 아득한 기억이 아까시꽃이 필 때마다 뇌리에서 되살아난다.

 

 

그 이후로는 그 정도 아까시나무가 핀 길을 지나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아까시꽃이 필 무렵이 되면 일부러 찾아보고, 그 향기를 맡아보려 후각신경을 있는 대로 집중해야만 할 정도였는데, 이번에 어느 길에서 아까시 향기가 진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두리번거리게 됐다. 아까시나무가 무리지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까시나무 군락
아까시꽃이 지고나면 꼬투리 열매가 자라기 시작한다.

 

꽃은 하얀 색으로, 꽃잎이 도톰하고 윤기가 흐른다. 이 꽃이 지고 나면 꼬투리열매가 자라고 가을이 되면 꼬투리 색이 갈색으로 마른다. 아까시 가지를 꺾어다가 한 잎 한 잎 따던 기억도 있는데, 어떤 소원을 염두에 두고 잎을 땄는지... 그때의 기억은 너무나 아득하다. 

 

아까시꽃이 지고 나면 여름이다.

아까시 향기와 함께 사라져갈 올해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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