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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시간을 거슬러

얼음놀이 제대로, 수통골에서

by 비르케 2021.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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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대전에 살 때 수통골에 자주 다녔다.

계룡산은 늘 멀리서만 보면서 경탄하던 산이었는데, 막상 나서면 만만하게 가던 곳이 동학사 내지는 수통골이었다.

 

하도 자주 다녀서 그 길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겨울에 아이들을 데리고 수통골에 간 적이 있었다. 

 

아무리 도시 아이들이라지만, 냇가에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너무도 신기해하는 거다. 

얼음은 아파트 구석에 고드름 정도나 보았을까, 계곡 전체가 겨울왕국이니 신기했을 법도 하다. 

 

 

장갑위에 올려진 얼음

 

물가에서 살얼음을 떼내어 거꾸로 들어 올리니 물살의 방향 따라 이렇게 다른 모양으로 얼음이 얼어 있다.

 

물 위에 얼음은 별다를 게 없는데, 물 아래 생긴 모습은 저마다다.

생전 처음 이런 걸 본 아이들이 환호성까지 질러댔다.

 

 

 

급기야 얼음 위에서 흔들흔들 미끌미끌..

처음 만난 냇가 얼음에 울집 중딩도 필을 제대로 받았던가 보다.

목동 아이스링크 갔을 때보다 더 흥겨워 보였다.

 

 

 

앗, 아덜 거긴 상태가 좀 다르다고...

"안 돼~"

 

 

머리 좀 깎아라 해도 말 안 듣고, 

딴 신발 좀 신어라 해도 저 신발만 고집하던 삐딱이 중딩 아들..

 

 

 

삐딱선 타던 당시의 중딩 아들은 겨울철 냇물의 차가운 맛을 기어코 보고야 말았다.

어찌나 차가웠던지 양말까지 벗어던지고 발을 문지르고 있다. 

 

그 새초롬하고 삐딱하던 중딩이 이제는 대학 졸업반이라니, 세월 참 빠르다.

예전 사진을 보며 잠시 옛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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