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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재미없는듯 재미있는 독일어권 영화드라마

오싹한 집, 독일어권 볼만한 공포 영화

by 비르케 202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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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출몰하는 집에 이사 오게 된 한 가족이 있다. 아버지가 죽고 도시의 버거운 생활을 견디지 못해 찾은 시골마을, 이웃들의 표정만 봐도 뭔가 수상한 집이다. 슬로베니아가 지척인 오스트리아의 작은 산골에 언어도 다른 영혼들이 그 집을 맴돈다. 

 

오싹한 집, 독일어권 볼만한 공포 영화

 

독일어권 공포 영화 중에 아주 무서운 영화는 사실 본 적이 없다. 영화도 나라마다 특색이 있는 거라 공포영화라고 해서 피가 철철 흐르는 영화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본국인 오스트리아에서 JMK 10 등급으로 10살 이상의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다. 관람 연령이 10세부터 임을 감안하면 이 영화가 안 무서운 게 조금 이해가 된다. 넷플릭스에서는 15세 이상으로 되어 있다. 

 

'오싹한 집'이라는 제목을 보고 마침 독일어권 영화이기도 해서 구미가 당겼다. 장르 또한 스릴러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절대로 놀라지 않을 만큼만 무섭고, 반면에 놀라울 만큼 공포의 요소가 인간적인 영화다.

 

 

(원제: 'Das schaurige Haus')

 

넷플릭스 관람 등급: 15세

감독: 다니엘 프로차스카(Daniel Prochaska)

원작: 마티나 빌트너(Martina Wildner)

 

- 출연 -

레온 오를란디아니(Leon Orladianyi: 헨드리크), 벤노 로스코프(Benno Roßkopf: 에디), 율리아 코쉬츠(Julia Koschitz: 엄마-자비네), 마리 바이히슬러(Marii Weichsler: 이다), 라르스 비테를리히(Lars Bitterlich: 프리츠)

 

 

 

줄거리

독일에 살던 헨드리크는 엄마 자비네를 따라 동생 에디와 함께 연고도 없는 오스트리아 아이젠카펠로 이사를 온다. 엄마는 이 지방의 동굴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됐다. 부동산 업자인 뢰클은 집을 소개해준 후 친절하게 개인 전화번호까지 알려주며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하고 간다. 한편 헨드리크는 떠나온 학교 친구들과 교류하며 인스타그램에 이 동네 분위기를 전한다. #산간오지, #깡촌 등의 태그와 함께.

 

집에는 그전에 살던 사람들이 두고 간 물건들이 고스란히 있어서 가족은 그 물건들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런데 동생 에디가 이상하다. 자다가 몽유병 증세를 일으키며 벽에 알 수 없는 글씨를 쓰는 것이다. 그 글씨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오싹한 집의 비밀을 밝혀나가는 것이 이 영화의 스토리다. 

 

 

'오싹한 집' 티저 영상

 

 

독일어 : 오스트리아 방언 : 슬로베니아어

독일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 언어의 차이로 인해 빚어지는 캐미도 느낄 수 있다. 독일어는 독일에서도 쓰이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쓰인다(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도 독일어를 쓴다). 그 때문에 독일인인 헨드리크도 오스트리아에 와서 의사소통의 불편함은 없지만 아무래도 독일에서 쓰는 독일어와 오스트리아에서 쓰는 독일어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뭔가가 어색하다.

 

헨드리크 입장에서는 도시에서 시골로 오게 된 실망감으로도 부족해 마을 사람들과 괴리감까지 느껴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아이젠카펠은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의 국경 부근이라 주민들 중에는 슬로베니아 사람이거나 슬로베니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있다. 헨드리크의 집에 전에 살던 사람들도 슬로베니아 사람들이었다.

 

 

 

처음 사귄 이 동네 친구 프리츠가 초면에 헨드리크에게 다가와, 신기한 사람을 보듯 찬찬히 바라보면서 자기소개를 하는 부분이 있다. 표준독일어(호흐도이취: Hochdeutsch)를 구사하며 또박또박 말을 거는데, 독일인이라고 모두 표준독일어를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헨드리크는 뭐 잘못 먹었냐는 듯이 '말투가 왜 그래?" 한다. 그 물음에 프리츠는 "너 독일에서 왔지?" 하며 호감을 보인다. (외국인들이 배우는 독일어도 표준독일어라서 아마도 독일인들에게는 이런 느낌일 듯하다.)

 

그런데 헨드리크가 이 동네를 싫어하는 것만큼 동네 아이들도 헨드리크를 재수 없어 하는 듯하다. 독일인인 데다 도시 물 좀 먹어서 잘나 보이는 헨드리크에게 슬리퍼 찍찍 끌며 다가와 괜히 시비를 걸고 별다른 이유 없이 코피까지 터트린다. (다른 외국인들을 낮게 지칭할 때 그들이 못 알아듣듯이, 동네 패거리들이 헨드리크를 보며 '독일놈'이라 욕하는데 정작 헨드리크는 그 단어를 모른다.) 

 

 

공포영화 속 깨알 코믹 씬, 그 외 기억나는 씬

- 오스트리아 오지 시골에 살지만 표준 독일어를 구사하겠다고 마음먹은 프리츠, 될성부른 나무, 엄지 척!

(프리츠의 캐릭터- 주인공은 나!! 헨드리크와 이다 가운데 자리에 착석, 코피를 보면 기절함)

 

- 동네 애들에게 맞아서 쌍코피 터진 헨드리크에게 이다가 막으라고 뭔가 내민다.

(그 와중에 어떻게 휴지를 저렇게 잘 뭉쳤지 했는데, 뭉치 끝에 실이 달려 있다... ○○)

 

- 헨드리크 엄마 자비네의 취한 모습, "이 동네 사람들은 무슨 슈납스를 이리도 마셔대."

(슈납스는 질 낮은 화주다. 우리의 소주에 비유하면 소주 마니아분들이 화내시려나.. 속이 안 좋았는지 축제날에 헨드리크에게도 슈납스 많이 마시지 말라고 당부한다. 거친 술 마셔야 하는 엄마 자비네, 씩씩한 엄마도 슈납스에 비틀거린다.)

 

- 시골까지 끌고 와서 아이들에게 미안해하는 자비네의 모습, 동생을 살뜰히 챙기는 헨드리크, 엄마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떠나지 못하는 영혼들... 이 영화는 공포영화지만 가족영화같은 따스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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