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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쯤 길에서 노지 오이를 샀다.
마지막 노지 오이였다.
추워진 날씨 때문에 이제 좀처럼 나오지 않는 귀한 오이다.
그리고 그쯤 시장에서 찰옥수수도 샀다.
옥수수 또한 이제 귀한데 운이 좋았다.
지나간 여름의 맛을 붙든다.
여름이 남기고 간 향기가 진하다.
옥수수와 노지 오이, 여름을 붙들고 있기
마지막 노지 오이라고 이렇게나 많이 사버렸다.
못난이도 많지만 이게 진짜 맛이 좋다.
아삭아삭 씹히면서 강한 오이 향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여름의 향기다.
그 강렬한 여름을 붙들고 싶어 이렇게나 많이 사버렸나 보다.
되는대로 뚜벅뚜벅 썰어야 맛있다.
여기에 양념을 하면 향이 죽는다.
된장이나 쌈장에 찍어먹거나, 그냥 먹는 게 좋다.
달고 아삭하고 향긋하다.
여름이 따로 없다.
냉동실에 모셔둔 옥수수도 쪘다.
귀리가 쏟아져 부어진 바람에 제대로 귀리밥이 됐는데, 옥수수까지...
의도치 않게 쌀보다 잡곡을 더 먹게 된다.
사고 또 산 바람에 냉동실에 옥수수가 가득하다.
개수로 따지면 며칠 못 먹을 것 같지만, 아직 여름의 그 맛을 느낄 기회가 꽤 남아 있다.
늦여름 옥수수지만 밥솥에 찌니 참 부들부들하다.
(다 그렇진 않겠지만, 얼룩이는 좀 뻣뻣한 감이 있다.)
이걸 다 먹고나야, 그제서야 내게 가을이 올 것 같은데...
아닌가?
(가을 단풍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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