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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사진 한 장 또 한 장

달을 보며

by 비르케 2023.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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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8일의 달

 

며칠 전 새벽에 유난히도 밝은 달을 보았다. 

 

언젠가 신문에서 신윤복의 그림 '월하정인'을 분석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사진 속에는 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와 쓰개치마를 둘러쓴 한 여인이 보인다. 

그리고 그림 속에는 문장이 함께 들어 있다. 

달을 보며

달빛 어두운 밤 삼경에

두 사람의 마음은 두 사람만이 안다

(月沈沈夜三更,兩人心事兩人知)

 

 

김명원의 한시(窓外三更細雨時, 兩人心事兩人知  歡情未洽天將曉, 更把羅衫問後期)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 문장에는 '삼경'이라는 표현이 보인다.

 

삼경은 모두가 잠든 깊은 밤을 의미한다.

이조년의 시조에서도 '은한이 삼경인제'라는 표현으로 등장하는 단어다.

 

그런데 삼경의 시간쯤에는 이러한 모양의 달을 볼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신문 칼럼에 따르면,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 아마도 월식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한단다.

그로써 부분월식이 일어났던 당시를 추측해 보는 사람들 또한 있다 하고.  

 

우리가 사는 시간은 해를 따라 간다. 

달은 해와는 좀 다르다. 

모양도 다르고 뜨는 곳도 조금씩 다르다. 

같은 시간대에도 날에 따라 다른 곳에서 보이니 문득 헷갈릴 때가 있다.

갑자기 지구의 자전, 달의 공전과 자전에 대해 생각해보게도 한다.

 

그래도 정확한 한 가지는, 달은 사람의 마음을 희롱한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달을 보고 이 사진을 찍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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