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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사진 한 장 또 한 장

하남 당정뜰 저녁 산책, 밤하늘 풍경과 나

by 비르케 2021.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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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녘 당정뜰에 산책을 나갔다. 해가 짧아지니, 나온 지 얼마 안 돼 금세 어둑어둑해진다. 지는 노을도, 달과 별들이 어우러진 밤하늘 풍경도, 쌩하니 놓이는 겨울바람도 만났다. 조금만 도심을 벗어나도 이제껏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빛을 보게 된다.

 

하남 당정뜰 저녁 산책, 밤하늘 풍경과 나

 

요새는 계절이 온 지 모르게 금세 간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 시국에 어쩌면,

'시간아 가라, 어서 가라'

하며 사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노을이 지는 겨울 들판에 억새

 

시간에는 물리적 시간이 있고 마음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시간이 빨라진다고도 한다.

 

한번 내달리기 시작하니 잔인하게 가속도가 붙는 시간들,

그럼에도 허허로이 사라져 가는 시간들.

 

 

 

 

하얀 솜털을 매단 채 허공에 하늘하늘 흔들리던 억새도 저무는 계절, 

 

"억새야 너는 올해 어떤 자취를 남겼니"

살짝 질문 하나 던져본다. 

 

 

 

(그런데... 어째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사진이 찍혔다. 아마도 라이브 포커스가 눌러졌던 것일까)

 

나의 물음에 갑자기 요동치는 억새.

의도치 않은 카메라 샷이 시의적절하다.

 

 

강한 바람에 흔들리는 겨울 억새의 모습

 

(내가 찍은 사진인데 어떻게 이런 사진이 나왔는지..)

 

무던히 서 있던 억새가 급기야 몹시 흔들린다. 

억새에게 묻기 전에 내게 물었어야 할 질문들...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더 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게!"

 

 

 

저녁노을

 

찬바람이 쓸어둔 구름이 제멋대로 흩어진 하늘,

뉘엿뉘엿 해넘이 바라보며 뭔가 애잔한 느낌이 든다.

 

 

밤하늘 달과 별

 

시간이 잠시 흘렀을 뿐인데 밤하늘에 달과 별들까지 본다.

더 많은 별이 보였는데 역시나 스마트폰으로는 담아내지 못했다.

 

 

팔당대교

 

팔당대교 아래에 이르렀다.

바람이 쌩~ 하니 볼이 얼얼하다.

겨울이다.

 

멀찍이에서 새들의 울음소리 들려온다. 

한강과 산곡천이 만나는 이곳은 겨울 철새도래지다.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온 새들이 모여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어김없이 남쪽을 향해 날아온 새들이 말한다. 

지금이 바로 시간과 함께 달릴 때라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봤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ㅠㅠ)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에...

 


 

 

팔당대교 철새도래지 겨울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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