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바머(Unabomber)'라 불리며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테드 카진스키'가 81세의 나이로 연방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17년에 걸쳐 우편을 이용한 폭탄으로 사상자를 낸 교묘한 암살자이면서도, 한때는 유능한 수학자였다. 혁명은 그에게 재앙이었다.
'유나바머'로 불렸던 천재 수학자의 최후
테드 카진스키(Ted Kaczynski)는 16세에 하버드대에 입학해 24세에 이미 버클리대에서 최연소 수학교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버클리대 교수가 된 지 2년 만에 사직했고, 그 후 막노동을 하며 범상치 않은 삶을 살다가 결국 몬태나주의 산골로 들어가 전기나 수도 시설도 없이 오두막을 짓고 살며 문명에서 차츰 고립되어갔다.
1970년대 몬태나주에 부동산 붐이 일면서 은둔자로서의 그의 삶은 침해받기 시작했다. 자신이 발견한 야생 그대로의 길들이 문명을 향해 닦여나가고 개발로 인해 그의 주변은 황폐해져 갔다. 그 결과 그는 산업화와 현대 과학기술에 증오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써 테드 카진스키는 자신이 만들어낸 사제 폭탄으로 미국을 폭탄 공포에 떨게 만들기 시작한다. 미국 내 대학과 항공사, 기업 등의 고위인사 앞으로 폭탄이 들어 있는 우편물을 보내 그들 중 3명을 숨지게 하고 23명에게 중상을 입힌 것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폭탄에 지문이 남지 않도록 처리했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서를 남겨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그의 희생자들이 대학(University)과 항공사(Airline) 직원들이었기 때문에, 거기에 폭탄제조자 Bomber를 더해, '유나바머(Unabomber)'라는 FBI의 코드네임이 정해졌다. 절대 안 잡힐 것 같던 그도 1996년에 결국은 체포되었고, 연방 대배심은 10가지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당시 유나바머를 체포하기 위해 FBI 전담반은 역대 최다 수사팀을 꾸렸고, 사상 최고의 비용을 투입했다.
유죄판결 후 카진스키는 가석방 가능성 없이 8번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그러다 며칠 전인 지난 6월 10일 명을 달리했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남들보다 특출해 앞서 나갔던 젊은 시절과 달리, 어느 시점에 인생을 역주행 해 원천으로 회귀하고자 했던 마음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듯하다.
2021년에는 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유나바머 테드 K (Ted K: The Unabomber)'가 제작된 바 있다. 토니 스톤 감독 작품에, 주연은 샬토 코플리가 맡았다. 국내에는 작년(2022년) 8월에 개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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