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지난 9월 이후 이어진 이른바 히잡시위로 인해 5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거기에 최근에는 이중국적을 가진 정치인이 스파이 혐의로 처형된 사건까지 발생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란 인권탄압과 히잡시위
지난해 9월 중순, 쿠르드족인 지나 마흐사 아미니(Jina Mahsa Amini)의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그녀는 이슬람 복장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도덕경찰'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체포돼 구타당했으며 이후 구금 중 사망했다. 22살의 나이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은 그녀의 장례식을 기해, 정부의 억압적 방침과 이슬람 통치 체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촉발되었다. '히잡시위'라 불리는 이 반정부 시위는 이후 넉 달에 걸쳐 전국 160여 개 도시로 확산됐다.
인권 운동가 통신(HRANA)은, 이란에서의 넉 달 동안의 시위로 인해 최소 522여 명이 사망했고 2만 명 가까이가 체포되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형 판결을 받았으며, 그중 4명은 이미 형이 집행된 상태다.
그런 가운데 며칠 전 이란 정부는 알리레자 아크바리(Aliresa Akbari) 전 국방부 차관을 처형했다고 발표해 국제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이중국적을 가진 영국계 이란인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이란 국방부 차관이자 안보리 군사고문을 역임한 바 있다. 그가 영국 시민권을 가졌기 때문에 영국 사회도 정면 비난에 나섰다.
아크바리 전 차관이 이란 당국에 의해 체포된 것은 2019년이다. 그와 그 가족들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해외정보국(MI-6)의 스파이였다는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란에서 장기간의 감금과 고문을 통해 강제자백을 받는 일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슬람혁명이 일어나기 전 1970년대의 이란 여성들은 히잡에 대한 강요 없이 거리를 활보했었다. 이란을 비롯해서, 세월은 많이 흘렀으되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은 나라들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여성의 얼굴과 몸을 드러내는 일을 불경시하는 폐습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이들의 농간은 그만 끝나야 하지 않을까.
'칼럼..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프리썬 플라스틱 빨대 온라인에서 부른 게 값 (0) | 2023.01.31 |
---|---|
일본 주식 이야기, 일본 주가 실시간 볼 수 있는 곳 (1) | 2023.01.18 |
건강검진 혈압이 높게 나왔다면? (2) | 2023.01.05 |
크로아티아 내년부터 유로화 사용, 옛 유고연방의 기억 (2) | 2022.12.28 |
독일 베를린 대형 수족관 아쿠아돔 폭발, 그 뒷 이야기 (0) | 2022.1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