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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내년부터 유로화 사용, 옛 유고연방의 기억

by 비르케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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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에 세르비아-코소보 간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옛 유고연방 중 하나였던 크로아티아에서는 내년부터 지금의 자국 화폐 대신 유로화를 사용하게 된다.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기 전 모두가 한 나라였지만, 이제는 민족부터 언어, 화폐까지 완전히 다른 길을 걷는 중이다. 

 

크로아티아 내년부터 유로화 사용, 옛 유고연방의 기억

크로아티아 소식을 듣자니 옛 유고연방이 바로 떠오른다.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서독과 동독이 통일을 이루고 동유럽에도 봄이 찾아왔지만 그 옛날 유고슬라비아 땅에서의 전쟁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던 기억... 그 결과 현재 일곱 개의 나라로 분리되어 있다.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북마케도니아가 그 나라들이다.

 

옛 유고연방 나라들 -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옛 유고연방 나라들- 현재 지도
옛날 지도에서 보는 유고슬라비아 연방
옛날 지도에서 보는 유고슬라비아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오랜 전쟁으로 고통받던 코소보가 이제 좀 잠잠한가 했더니 세르비아군과 다시 전쟁 준비를 하는 모양새다. 독립을 인정받지 못해 '코소보 사태', 내지는 '코소보 내전'이라 불렸던 전쟁은, 2008년 독립을 인정한 일부 국가들에 의해 '코소보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러나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세르비아의 자치주 정도로 보고 있어, 전쟁의 씨앗은 늘 존재해왔다. 이번에는 지방선거에서 야기된 인종 갈등이 작은 불씨가 되었다.  

 

코소보는 대부분의 주민이 알바니아계로 언어도 알바니아어를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세르비아와 접경해 있는 북부 지역에는 세르비아계 주민들도 모여 살고 있다. 그들은 코소보 내의 소수민족임을 의식해, 무장활동가와 범법자들을 기반으로 자체적인 권력구조를 결성해 운영 중이다. 현재, 장애물을 통한 도로봉쇄와 폭력으로 세르비아로 향하는 두 개의 국경 검문소가 폐쇄되었다고 전한다. 곧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 와중에,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의 또 다른 나라인 크로아티아에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유로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자국 화폐인 '쿠나'를 버리고 유로존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옛 유고연방과 분리되며 전쟁을 치른 후 자체적으로 만든 화폐인 쿠나는 한때 크로아티아에 있어 독립의 상징이었다. '쿠나'는 담비를 뜻하는 크로아티아어로, 중세 무역을 하던 때 담비 가죽을 관세나 세금으로 지불했던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2023년 1월 1일 이후 딱 2주 동안, 현금결제에 한해 유로와 병행해 쓰이다가 그 후 쿠나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사진출처: 픽사베이)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유로화를 쓰는 20번째 나라가 된다. 그와 동시에 솅겐조약에 의거해 다른 유럽 국가들을 비자 없이 오갈 수 있는 솅겐지역으로도 합류할 예정이다. 크로아티아가 EU에 가입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시점이다. 유로화를 도입하기 위해 크로아티아는 환율, 인플레이션 및 건전한 공공지출 등, 유럽연합이 제시하는 엄격한 전제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크로아티아에 평화가 찾아온 이래 최근까지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크로아티아 관광에 나섰다. 예전 같으면 꿈도 못 꿨을 일이다. 관광대국으로 발전한 만큼 유로화 도입이 크로아티아에 더 많은 기회를 안겨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발칸반도의 다른 국가들에도 평화와 번영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현재 유로화를 정식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가나다 순으로) 그리스, 네덜란드, 독일,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몰타, 벨기에, 스페인,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키프로스, 포르투갈, 프랑스, 핀란드, 그리고 크로아티아까지 총 스무 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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