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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정은 늙지도 않아, 처첩지간 애증의 스토리

by 비르케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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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시티, 정은 늙지도 않아 (2004년작)에는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들인 첩과 그녀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본처, 그리고 두 여인의 남편이 등장한다. '정은 늙지도 않아'는 밉상처럼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며 질투하는 여인의 마음에서 우러난 슬픈 독백이다.

 

정은 늙지도 않아, 처첩지간 애증의 스토리

시간은 1950년대, 어느 대갓집에 영실이 첩으로 들어온다. 영실과 이 집 주인 도철이 함께 있는 방 밖에서, 그 방문을 계속 노려보고 있는 필례의 모습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필례는 아이를 못 낳는 자신을 대신해 영실이 대를 이을 아이를 낳아주길 바라면서도 그녀를 괴롭히고 손찌검하기까지 한다.

 

어느 날 필례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지쳐있던 영실을 도철이 발견하고 방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구찌베니(립스틱)를 꺼내 영실에게 건넨다. 감격에 눈물 흘리는 영실. 그녀는 구찌베니를 보며 방금까지의 수모는 온데간데 없이 환한 미소를 짓는다. 

 

드라마-정은 늙지도 않아-주인공 세 사람

정은 늙지도 않아 - 출연: 이미영, 독고영재, 윤지숙

 

 

필례는 남편이 없는 틈을 타 영실을 결국 내쫓고야 만다. 그후 전쟁이 나고... 십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어느 날 도철은 읍내에 나갔다가 영실을 보게 된다.  십년 전 사준 구찌베니를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그녀... 도철은 이제 집을 비우고 읍내에서 자고 오는 날이 많아진다.

 

필례는 남편이 대를 이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영실을 찾는다 믿고 싶다. 도철과 부부의 정이 각별했는데도 결국 아이 때문에 영실을 들였고, 그로 인해 쓸쓸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들풀을 보며 혼잣말하는 필례,

"너는 그래도 꽃을 피웠구나, 열매도 맺었구."

 

"정은 늙지도 않아."는 세월이 지나면 남편에 대한 정도 그만 사그라져야 할텐데, 남편을 원하는 자신의 마음은 그대로니 필례의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소리다. 정이라도 늙어 사그라졌더라면 외로운 마음이 더 진정됐을 것 같다.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이어진다. KBS가 예전 단막극들을 유튜브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도록 해줘서 좋은 작품들을 다시 보게 된다. 이 작품 '정은 늙지도 않아'도 비교적 최근에 올라와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이경자 작가가 쓴 장편소설이다. 긴 이야기를 단막극으로 재구성하다 보니 내용이 바뀌거나 빠진 부분, 설명이 더 필요한 부분들이 있어 보인다. 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처첩간의 애증을 그린 이야기기들은 제법 있었다. 두 인물이 하나같이 서로를 죽도록 미워하다가,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마음을 터놓으며 서로 의지하게 되는 것으로 결말을 짓곤 한다. 그런 결말이 시청자로서는 훈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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