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날 유럽 사람들이 많이 보는 코미디가 있다. '디너 포 원(Dinner for One)'이라는 이름의 18분짜리 스케치 코미디다. 이 작품을 새해 꼭두새벽에 보았다. 사실 새해 새벽에 이걸 본 사람도 많았을 거라 생각된다. 늦더라도 이 작품을 보고 새해를 맞고 싶은 사람들이다.
새해를 앞두고 보는 코미디, 디너 포 원 (Dinner for One)
디너 포 원(Dinner For One)은 1960년대 영국 작가가 쓴 스케치 코미디다. 그런데 영국에서 보다 독일에서 인기가 더 많다. 지난 31일과 다음날 새벽까지, 그 몇 시간 사이에 이 작품은 독일 TV에서 무려 18번이나 방영됐다고 한다.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연말마다 반복되는 그들만의 must-watch인 셈이다. 작품을 연기한 프레디 프린튼(Freddie Frinton)과 메이 워든(May Warden)이 없는 새해는 그들에게 상상할 수가 없나 보다.
제목: Dinner for One (한 사람을 위한 만찬)
원작: 라우리 와일리(Lauri Wylie), 1963년작(원본)
러닝타임: 18분
출연: Freddie Frinton(제임스), May Warden(미스 소피), Heinz Piper(연사)
디너 포 원(Dinner for One) 줄거리
첫부분은 무대 위에 연사가 등장해, 이 작품의 내용과 관련된 정보를 소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미스 소피는 이번에 90번째 생일을 맞았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자신의 생일에 친구들을 초대하고자 한다. 토비 경, 슈나이더 제독, 미스터 폼로이, 미스터 윈터보텀이 그들이다. 그런데 그들 모두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들 중 마지막 친구가 죽은 건 25년 전이다.
하지만 지금 미스 소피의 만찬에는 그들이 모두 있다. 집사인 제임스가 집사 역할 뿐 아니라, 그들 모두를 연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소피를 위해 만찬에 쓰일 모든 음식을 이미 마련해 두었다. 스프 - 생선요리 - 치킨요리 - 과일로 이어지는 네 가지 메뉴가 순서대로 나오고, 각각의 요리에 어울리는 셰리와인 - 화이트와인 - 샴페인 - 포트와인이 미스 소피의 주문에 따라 이어 나온다.
제임스가 할 일은 이것뿐이 아니다. 토비 경, 슈나이더 제독, 미스터 폼로이, 미스터 윈터보텀의 잔을 채워준다. 특히나 입맛이 까다로운 토비 경에게는 특별히 몇 마디를 나누며 더 신경을 쓴다.
제임스는 미스 소피를 위해 이 가상의 손님들이 되어 미스 소피와 건배도 한다. 각 인물의 캐릭터에 맞춰 음성과 모션을 바꿔가며 미스 소피에게 행복한 만찬을 선사한다. 슈나이더 제독이 건배를 할 때의 그만의 특유한 "스칼!"도 흉내 낸다. 매번 할 때마다 다리가 삐끗거려서, 안 하려고 하는데 미스 소피가 해주길 원한다.
음식과 음료를 가져오고, 갖다 놓느라 왔다 갔다 하는 길에 호랑이 양탄자는 자꾸만 걸리고, 한 번에 네 사람 몫의 술을 연거푸 마시느라 제임스는 점점 취해간다. 비틀비틀 휘청거리다가 술을 마시려는데 꽃병을 들고 마시기도 하고... 안 웃을 수가 없다. 다리도 꼬이고 혀도 꼬인다.
"작년과 똑같이 해요? (Same procedure as last year, Miss Sophie?)"라는 제임스의 물음에, "매년 똑같이요, 제임스 (Same procedure as every year, James!)".라 답하는 미스 소피.
이 작품을 얼마나 더 봐야 안 웃을 수 있을까. 이번이 내게는 세번째인데 이번에도 새벽에 웃음이 터졌다. 스토리를 다 알고 있는데도 빵빵 터지니 말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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