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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패러렐 마더스(Parallel Mothers), 재미있다가 산으로 간 영화

by 비르케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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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자취를 찾는 일, 병원에서 뒤바뀐 아기, 뜬금없는 레즈비언 모드, 세 주제를 모두 담으려다 산으로 간 영화 '패러렐 마더스'. 산으로 가긴 했지만 주인공들의 연기가 볼만 해 두 시간이 아깝지만은 않았던 영화다. 

 

패러렐 마더스(Parallel Mothers), 뒤바뀐 아기와 사랑, 역사적 과제

제목: 패러렐 마더스(Parallel Mothers)

개봉: 2022.03.31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페넬로페 크루즈(야니스), 밀레나 스밋(아나), 로시 드 팔마(엘레나)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 타임: 123분

 

사진작가 야니스는 작업 중 친해진 법의학 인류학자 아르투로에게, 스페인내전 때 끌려간 증조부의 발자취를 찾는 일을 부탁한다. 그녀의 증조부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끌려가 죽음을 맞았고, 시신이 묻혀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발굴하는 일에 도움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을 시작하며 아르투로와 가까워지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기가 생긴다. 아르투로는 그녀가 아이를 낳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가정이 있는 남자로, 아내가 아파 병원에 있다. 그러나 이미 마흔이 가까워져 가는 야니스는 자신의 인생에 처음 찾아온 아기를 포기할 수 없다. 결국 아르투로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혼자서 아기를 낳기로 한다. 

 

출산을 위해 찾았던 병원 병실에는 아직 미성년인 어린 산모 아나가 입원해 있다. 확신이 없는 산모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야니스.. 두 사람은 서로 친해져 연락처까지 주고받는다. 

 

시간이 많이 지나 야니스는 자신의 아기 세실리아가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된다. 자랄수록 용모가 다르니 오랜만에 아기를 보러 찾아온 아르투로까지도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남미 쪽 출신이라는 조부를 닮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다가, 결국 유전자 연구소에 연락을 취하는데.. 이런, 100% 확률로 친자가 아니다.

 

바로 친딸을 찾으러 나설 것도 같은데, 야니스는 이제껏 기르던 세실리아를 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집 근처 카페에서 아나를 만난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아나.. 아기의 안부를 묻는데, 놀랍게도 아기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고 한다.

 

이번에도 미쳐 날뛰어야 정상일 것 같은데 반응이 의외다. 그렇게 아나에게 세실리아를 돌보는 일을 맡기고, 아나와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아나의 유전자 샘플도 채취해 유전자 연구소에 보내보는데... 예상했던 대로 아나와 세실리아는 모녀지간이었다. 병원에서 바뀌었던 것.

 

 

<스포 주의>

어느 날, 아나가 야니스에게 다가온다. 그녀가 그녀에게 끌리게 된 것이다. 아나는 어린 시절 부모의 결정에 의해 아버지와 살다가, 동급생과의 불미스러운 일로 아기가 생기면서 아버지에게 버림받다시피 다시 엄마에게로 보내졌다. 그러나 그녀의 엄마는 누군가의 어머니로만 지내기에는 자기 성취에 목 말라 있는 인물이다. 아나를 받아주고 걱정은 해 주지만, 늦으막에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배우로서의 삶에 충실한다. 그래서인지 아나는 야니스에게 몰입한다.

 

하지만 그또한 잠시, 세실리아가 자신의 아기라는 사실을 안 아나는 몰인정하게 아기를 데리고 집을 나가버린다. 야니스도 이때다 하듯 다시 아르투로에게 연락을 하고... 

 

야니스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 연기가 참 좋다. 이 빨간색 현관문 약간 올드해 보이는데, 페넬로페 크루즈가 이 문에 설 때마다 그녀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도 빨간색이 쓰였다.) 금색 동그란 장식으로 문밖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하늘색 계열의 벽이 의외로 문과 잘 어울린다. 

 

야니스는 아르투로의 도움으로 스페인 내전으로 끌려간 증조부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의 유해가 묻힌 곳을 찾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또한 옛 고향을 찾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아르투로를 비롯해 절친 엘레나(로시 드 팔마), 그리고 아나와 세실리아도 함께다.

 

그리고 마침내 오래 바라던 소원을 이룬다. 유해 발굴에 성공한 것. 야니스가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며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고 하나의 주제에 집중했더라면, 아니, 갑작스러운 레즈비언 컨셉 같은 부분만 빼고 역사적 이야기까지만 보여줬더라면 더 좋은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는 2021년 베네치아 영화제 개막작으로, 페넬로페 크루즈는 이 영화제에서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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