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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집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

by 비르케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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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어느 방향을 가장 선호할까?

아무런 전제 없이 물었을 때 답은 당연히 하나일 거라 생각한다. 남향이다. 

그렇다면 아래 전제를 달았을 때는 어떠할까?

 

-집을 지으려는 땅이 북향이라면

땅이 북향이라는 이야기는 남쪽이 지대가 더 높든가, 내 땅의 남쪽에 타인의 집이 바짝 가리고 있는 경우다. 그런 경우 대부분 어쩔 수 없이 대문은 북쪽으로 내더라도 건물은 최대한 동향으로 짓고자 한다. 만일 끝집이라면 당연히 대문도 북쪽을 피해 동쪽이나 최소한 서쪽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 즉, 사람들은 남향 집을 짓고 싶어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 동향> 서향> 북향 순을 택한다. 땅이 북향이라도 대부분 북쪽으로 창을 내거나 대문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북향 땅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빌라 업자들이다. 북쪽에 도로를 끼고 있는 북향 땅은 일조권 사선 제한으로 인해 용적률 손해를 볼 위험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강이 보인다면 

아파트를 지을 때도 남향이다. 요새는 건설사가 효율 감안, 일조와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남서/남동 양방향 V자 모양으로 타워형 아파트를 많이 짓는다. 그렇듯 웬만해서는 남향을 포기하지 않지만, 한강 주변만큼은 다르다.

최근 분양된 한강 주변 아파트들의 경우,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기괴한 모양새로 짓기까지 한다. 베란다 문을 열고 고개를 한껏 꺾어야 한강이 보이는 곳도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한강이 보인다면 성공이다. 그러니 한강 조망을 얻기 위해서는 북향을 선택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왜 남향인가?

남향 아파트에 살면서 풍부한 일조를 누려 본 사람들은 안다. 해가 베란다 왼쪽(동쪽)에서 떠서 오른쪽(서쪽)으로 돌아나간다. 그러니 아파트 전면동일 경우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온다. 그뿐 아니다. 여름철에는 햇빛이 베란다 끝에 걸려 집안으로 볕이 들지 않고, 겨울철에는 집안 깊숙한 곳까지 햇빛이 들어온다. 이른바 '남중 고도' 때문이다. 

남향은 확실히 여름에 서늘하고 겨울에 따뜻하다. 하루 종일 해가 드니 빨래도 잘 마른다. 빨래가 잘 마르는 만큼 집도 보송보송하다. 가족들 건강에도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만 남향을 선호할까?

전에 집을 구해본 적이 있는 독일 부동산 사이트( www.immobilienscout24.de )에서도 '남향(Süd)'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두 집 모두 '남쪽 발코니' 또는 '남쪽 로지아(한 면 이상의 벽이 트여있는 방이나 복도)' 라는 말로 남향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햇빛이 풍부하게 쏟아지는 남향 집들을 보고 있노라면, 동서고금 막론하고 남향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꽉 막힌 남향? or 탁 트인 동향?

취향 차이지만, 탁 트인 동향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요새 아파트들 중에는 용적률 높은 이른바 '닭장 아파트'도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100% 탁 트인 동향이 더 낫다. 트인 조망에,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일조 등을 다 챙길 수 있다. 

 

남서향/남동향 타워형 아파트

남서향? or 남동향?

요새는 아파트를 타워형으로 주로 짓다 보니 남서향이 좋은지 남동향이 좋은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또한 개인차가 있지만, 조사에 따르면 남서향이 선호도 면에서 조금 더 높다. 이론적으로 남동향이 여름에 더 시원하고 남서향은 겨울에 더 따뜻하다. 반대로 남동향은 겨울에 더 춥고 남서향은 여름에 덥다. 그러나 이런 걸 따지기보다는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남서향을 더 선호한다. 여름에 따갑게 들어오는 햇빛은 커튼으로 막고 에어컨을 틀 수도 있지만, 겨울에 춥다고 없는 햇빛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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