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역 인근에 갔다가 요기를 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때 같으면 일부러 사람 많은 식당을 찾는데, 코시국인 요즘에는 깔끔하고 사람 적은 곳을 주로 찾게 된다. 나름 로데오거리로 불리는 번화가인데, 평일이라 그런가 한적한 식당들이 꽤 많았다.
천호역 돈카츠 맛집, 카츠젠
천호역에는 정말 오랜만이다. 아들 옷 사러 근처에 있는 아울렛에 들렀다. 오래전 이 아울렛을 찾았을 때는 꽤 넓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오니 갑자기 작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월 앞에 사람이고 건물이고 장사가 따로 없다. 집 주변에 큰 몰을 두고도 예전 생각하고 와봤는데 확실히 쇼핑에 있어 선택폭이 작긴 했다.
(그래도 이왕 간 김에 거리사진이랑 좀 찍을걸 그랬다. 다음에도 자주 갈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러 그곳에 또 가게 될지, 어쩌면 이후로 한 번도 안 갈 지도 모를 일이다.)
어디서 요기를 할까 둘러보는데 바로 앞에 수제 돈카츠·모밀 전문점이 보였다. 이름이 카츠젠이다. 가게 외관도 깔끔하고, 메뉴도 문밖에 배너 간판으로 서 있어서 먹을 걸 미리 골라 들어갈 수 있어 편하다.
돈카츠류와 면류, 밥류 메뉴가 골고루 구성되어 있다. 매장 앞에서 아들과 이미 결정했지만 메뉴판을 다시 한번 훑어보고 고추매운돈카츠 세트와 알밥우동카츠를 주문했다.
알밥우동카츠가 먼저 나온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알밥+ 우동+ 돈카츠로 이뤄진 메뉴이다. 돈카츠는 왜 없을까. 또 젓가락은 왜 두 짝이 아니라 세 짝이 나와 있을까.
나의 돈카츠는 아들에게로 와 있다. 한창 먹성 좋을 때라서 이 정도는 먹어야 한다. 나는 반대로 음식을 너무 먹으면 안 되는 나이가 됐으니 알밥에 우동 한 그릇만도 많다.
젓가락은 왜 하나가 더 있었냐면, 코시국이 되고 나서는 수저통에 최대한 손을 적게 대려고 대충 한 번에 집다 보니 하나가 더 왔다. 이런 경우에도 다시 집어넣지 않기를 타인들에게도 바라기 때문에 나도 다시 안 집어넣는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하고 있으실거라 생각한다. 가장 좋은 건, 개인별로 수저가 따로 나오는 건데 모든 식당이 다 그럴 수는 없으니.
메뉴판에 카츠젠이라는 가게 이름의 의미가 설명되어 있다. 돈카츠의 '카츠'와 활연(豁然)을 뜻하는 '젠'이 만나, '돈카츠의 집으로 길이 확 트인다'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한다. '활연'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아들이 돈카츠 맛이 확실히 맛이 좋다고 하니 정말 돈카츠로 길이 확 트이시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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