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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보..

한 자리에서 만난 두 여왕

by 비르케 2009.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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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라거스 철임을 알리는 독일 '슈파겔 쎄송'을 기념하여, 지난 주 목요일, 뷔르츠부르크 도심 한복판에 있는 율리우스슈피탈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하나 열렸습니다. 아스파라거스 요리 시식행사를 가져,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을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행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율리우스슈피탈은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을 위해, 1576년 율리우스 에히터(Julius Echter)에 의해 설립된 곳으로, 지금도 그 정신을 그대로 이어 받아, 병원이자 양로원, 요양 시설로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간호와 노인 돌보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실습 터전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곳입니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기관들이 기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사업을 통한 자선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율리우스슈피탈의 주 수익원 또한 포도재배를 통한 와인 생산과 판매입니다.  재단 운영을 위해 존재하는 와인 주점과 판매점이 이 도시의 볼거리 중 하나로 이미 이름이 알려져 있기도 하지요.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서 지난 목요일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여왕'이라 일컬어지는 두 여인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일이지요. 

가운데 있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이 곳 프랑켄 지방의 특산품인 '프랑켄 와인 여왕'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슈파겔(아스파라거스) 여왕'입니다. 어느 쪽이 '프랑켄 와인 여왕'이고, 또 어느 쪽이 '슈파겔 여왕'인지는 각기 손에 들고 있는 물건만 봐도 짐작이 갈 것 같습니다. 게다가 왕관의 모양도 거기에 맞게 제작되어 있네요. 재미있습니다. 
이처럼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서게 되는 일은 결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진을 보고 계시는 분들 중 눈치 빠르신 분들, 프랑켄 와인 여왕이 손에 들고 있는 저 와인을 어디선가 본 것 같지 않습니까? 바로 이전글 아스파라거스철에 만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에 나왔던 사진 속의 그 와인입니다. 그 글에 올랐던 요리 또한 여름 무렵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 등장하는 메뉴 중 하나구요.

처음 세워졌던 때의 그 취지를 아직까지 잘 이어가고 있는 율리우스슈피탈과 아름다운 두 미녀들의 모습이 너무도 잘 어우러졌던 멋진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몇년도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포도 풍년'이던 어느 해 만큼이나 올해도 질 좋은 와인들이 대거 생산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잘 숙성된 질 좋은 화이트 와인을 고대하고 있는 친지들을 위해, 몇 병 간직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지요.
저야 뭐 독일의 다양한 맥주만으로도 이미 충분하지만요. ^^   

     시내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율리우스슈피탈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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