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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서 비 오는 날이 많다
이번 비에 그나마 달려있던 벚꽃이
대부분 씻겨 내려갔다.
맘 같아서는 언제까지고
찬란한 봄을 누리고 싶지만,
계절은 속절없이
이 마음도 벚꽃도 내팽개쳐두고 지나간다.
비 내리는 거리를 지나다가
벚꽃 꽃잎들이 물에 떨어져 있길래 찍어보았다.
손으로 들고 찍은 거라,
분위기 깨는 '화면 들썩임'이 있지만
끝없이 그려지는 동심원으로,
비가 어느 정도 내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봄비답게 부슬부슬 내리고...
화면 밖에는
한 손에 우산을 받고
한 손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내가 있다.
그 와중에 나 좀 봐달라며 나서는 한 녀석이 보인다.
앗, 저기 있다!!!
"뾰로롱~ 톡"
빗물이 수면에 닿아 물방울을 만들고
어떤 이유에선지
그 물방울이 터지는 순간이
이렇게나 절묘하게 포착되었다.
원래는 오늘의 주인공이 아니었기에
화면 귀퉁이에 자리 잡았는데,
엑스트라에서 단역도 거치지 않고 주인공이 된 다음
바로 은퇴를 선언해버리는
아주 거침없는 녀석이다.
옆에 단역급의 조신한 물방울이
있는 듯 없는 듯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앗, 저 단역 물방울 속에
물결을 따라 움직이는 그림자,
저건 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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