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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또 하루

수능 뒷 이야기

by 비르케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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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본 아이들이 나오는 교문 앞에 부모들이 진을 쳤다. 4교시 시험 종결이 16시 37분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나오는 시간은 상당히 지체됐다. 비가 약간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 긴 기다림이 이어졌다. 곧이어 학생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표정들이 무겁다. 

 

수능 뒷 이야기

 

수능 시험장 앞이 혼잡하니 시험 끝나는 대로 혼자 오라고 수능 시험 보러 가는 아들에게 아침에 당부해 두었었다. 그런데 비가 오락가락하니 우산을 들고 시험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 가족들이 많이 마중나와 있어서 정말로 혼자 오게 했더라면 서운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수능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부모님들

 

문이과 통합 체제로 처음 치러진 올해 2022 수능은 난이도 면에서 한마디로 불수능이었다. 우리 아이의 경우 국어가 다른 때와 달리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수능에서는 답안지와 함께 시험지도 제출하기 때문에 가채점을 하려면 답을 메모해 와야 하는데, 국어 시간은 답을 적을 새도 없이 시간이 부족했다고 한다. 

 

올해 반수인데, 다니던 학교에 그냥 다녀야 할까보다 속상해하더니 다행히 수학과 과탐 결과가 매우 좋게 나와서 오늘은 기분 좋게 외출을 했다. 최종 성적이 발표되는 날이 12월 10일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원서를 넣을 대학을 결정하고 입시전략도 잘 세워야 한다. 국어 성적은 알 수 없지만, 일단 수능이 끝나니 해방감이 크긴 큰가 보다. 

 

 

수능 수험생 책상

 

어제 아침까지 이런 상황이었던 책상은 오늘 싹 치워졌다. 뭔가 각오를 써둔 책상 위의 글씨들도 매직블럭으로 빡빡 닦아냈다. 수많은 책들은 이제 신발장 앞에서 재활용 수거장을 향해 가려고 대기중이다. 삼수는 절대 안 하겠다 한다. 수능 공부에 제대로 데였다.

 

 

방금 전에 종로학원의 설명회에서 나온 자료가 있어서 캡처를 했는데, 등급컷 예측 부분만 올려볼까 한다. 

 

 

지난 수시 기간에 원서를 써둔 학생들의 경우, 이렇게 불수능이 되면 문제가 많아진다. 무난히 합격할 수 있는 학생들도 수능 최저를 못 맞추면 입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수능 과목 중 수학은 킬러 문항들에서 변별력이 컸던 나머지, 중위권 학생들에게 변수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즉 상위권 학생들은 상관없지만, 중위권 아이들이 킬러 문항에서 점수를 얻지 못해 수학을 망치게 됨으로써 수학 컷이 전체 컷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으로 보여진다. 

 

 

이번 2022년부터는 대입 제도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체제에 돌입합으로써 이로 인해 문과계열 학생들에게 불리한 요소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들이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전문가들의 그런 예측도 적중했다.

 

더군다나 2022년 수능은 재수생들의 맹진이 두드러졌다. 재수생 속에는 반수생 비중도 상당히 많다. 코로나 시국때문에 학교에 나가지 않고 비대면 수업을 하던 와중에, 어차피 학교도 못 나가겠다 반수에 도전장을 내민 학생들의 수가, 시대적으로 줄어드는 학령인구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022 수능은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을 거쳐 11월 29일에 정답을 확정하고 12월 10일에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한다. 수시 체제에 폐단이 많다는 점을 들어 앞으로 정시를 점차 늘리는 정책을 펴게 되는데, 이로써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집에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라면 고교 입시부터 주시해야 할 대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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