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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다가
통화할 일이 있어 차를 잠시 멈췄다.
그러다
옆에 서 있던 오래된 상점을 보게 되었다.
유리문에 붙인 빛바랜 스티커와
시트지로 새긴, 떨어져 덜렁이는 상호...
그리고 미닫이 샷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어릴적 기억에 그렇게 밀고 다니던
알루미늄 샷시문이라 그런가,
어쩐지 어딘가 익숙한 느낌마저 들어
나도 모르게 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찰칵 소리가 나기 무섭게
어디선가 낯선 길손을 경계하는
주인장(?)의 외침이 들려왔다.
"왈 왈~"
뜻밖에 나타난 개 두 마리,
아니, 요새 흔한 표현 '댕댕이' 두 마리.
오른쪽 개는 아직 어린 티가 나는데,
눈에 각이 잡혀 있어 볼수록 웃음이 난다.
실제 눈빛은 참 순둥순둥했다.
왼쪽에 갈색 푸들은 어쩐지
실내에서나 지낼 법한 아이로 보이는데
이런 시골 마당에 있는 게 낯설다.
주인 행세를 하던 게 바로 이 녀석이었다.
한 녀석은 나를 바라보고,
다른 한 녀석은 차 꽁무니를 보고 있다.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차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봐야 할지,
겉에 보이는 차를 보아야 할지
고민이 좀 될 듯도 하다.
또 다른 차가 나타나 멈추자
녀석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리로 향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서 있는
두 녀석의 시선이
참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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