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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ke의..908

Tagliatelle 볶음국수 오랜만에 오븐에 감자와 옥수수를 구웠다. 애들 먹이는 거라서 일부러 작은 감자를 택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좀 민망하다. 역시 우리 정서엔 누들도 듬뿍, 감자도 큼지막한 걸 써야 제격인 듯.. 오늘의 누들, 탈리아텔레(Tagliatelle).. 삶은 Tagliatelle에 '바질'(독일어로는 '바실리쿰'이라 한다.) 넣고 볶은 면이다. 거기에 살라미(잘라미)를 썰어 넣었더니 애들이 너무나 행복해 한다. 사진용으로 누들을 더 담을 수도 있었건만, 배 고프다고 달려드는 녀석들 기다리게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애들 양만큼 조금 던 채로 그냥 찍었는데, 너무 심했나.. 어쨌든 맛은 최고.. 우선 감자와 옥수수가 딱 적당할 정도로 잘 익었고, 누들도 정말 쫄깃거리고 맛있었다. 사실 내 특기는 '누들'이 아니다. 다른.. 2008. 10. 31.
첫눈 내린 날에.. 밤새도록 내리던 비가 아침 8시 경 눈으로 바뀌었다. 버스 안에 있었는데, 8시 이전이라서 학생들이 대부분 타고 있었다. 갑자기 눈이 퍼부으니 애들 반응이 제각각.. 누군가는 "Scheiße!", 또 누군가는 "Geil!"... 세월이 흘러갈수록 단풍도, 낙엽도, 비도, 눈도, 거기에 반응하는 아이들의 모습들도 다 예쁘고 흥미롭다. 집으로 얼른 돌아와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단풍의 물결이 아직 남아있는데, 그 위로 눈이 내린다. 저 아래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도 보인다. 찻길을 거슬러 달리는 듯 보이지만, 찻길이 아니다. 자전거 길... 듣자니, 이 일대에만 눈이 내렸나 보다. 두시간은 족히 내렸는데... 보다시피 함박눈으로.. 가을이 가고 있다. 이제 진짜 '겨울'이 오고 있다. 독일의 겨울은 '비.. 2008. 10. 30.
버스에 올라... 교통망이 대부분 잘 짜여져 있는 유럽, 그 중에서도 독일은 체계적이면서도 편리한 대중교통 체계로 단연 손꼽을 수 있는 나라이다. 차 없으면 이동이 힘들다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그 누구든 독일에 오면 대중교통의 편리함에 아마도 처음엔 넋을 잃을 것이다. 마을 구석구석까지, 거미줄처럼 엉킨 철도망과, 버스와 전철.. 그로 인해 어디든 편리하게 갈 수 있으며, 대중교통이라 해도 대부분 깔끔하고, 아무리 북적거리는 시간대라 하더라도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하게 운행되지는 않을 만큼 쾌적하며, 차 시간도 거의 대부분 정확하게 지켜지는 편이다. 그러니 웬만한 도시에서 라면 세계 전역에서 온, 덩치 큰 베낭을 맨 여행객을 만나기 가히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뷔르츠부르크(W.. 2008. 10. 29.
94년의 자작나무.. 지금으로 부터 14년 전, 그러니까 1994년 10월, 나는 난생 처음으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종 목적지는 독일... 그렇게 나의 무모한 여행은 시작된다. 당시 모 출판사에서 소설부분 신인상을 받고 나서, 이대로는 경험이 적어서도 아무것도 못 쓸 것만 같은 느낌으로, 내 인생에서의 새로운 획을 한 번 그어 보자는 일념 하나로, 나는 그렇게 독일행을 떠올렸었다. 그러나 계획을 감행하기에 가장 큰 장벽은 바로 '자금'이었다. 비행티켓이라도 끊어야 출발을 할 것이기에.. 독문과를 다니는 내내, 학과 특성상 방학마다 있는 '어학연수 프로그램' 공고문을 보면서도 마음속으로 그저 손가락만 빨아야 했던 나로서는 먹고 살기도 빠듯한 집안 형편에 '독일'이란 그저 요원한 꿈만 같았다. 그러던 중, 당시 방송을 .. 2008. 10. 26.
도시락 이야기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며칠 전부터 어째 몸이 으실으실하니 심상치 않다 했더니만, 드디어 코감기, 목감기에 열까지...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도저히 수업 들으러는 갈 수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왔더니, 부엌에 도시락 하나가 덩그마니 놓여 있다. 작은 아이 도시락이다. 이런, 아픈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놓고 가다니.. 놓고 간 도시락을 보니 속이 쓰리다. 아니, 그보단 자주 물을 마셔대는 녀석이 물병까지 두고 갔으니 그게 더 속상하다. 독일 학교엔 급식이 없다. 다른 학교 사정까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점심을 가지고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처음 큰애를 이 곳 학교에 넣었을 때, 도시락 보내라는 담임선생님 말에, '뭘 싸주나?' 고민하게 만들던 그 도시락... 2008.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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